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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 함께] 한미 FTA 역전 시나리오-최병일 이화여대 교수

노정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25 16:11

수정 2014.11.04 20:12



최근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한미 FTA 4차 본협상을 저지하기 위한 대규모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미FTA를 둘러싼 찬반양론의 격돌이 더욱 거세어지며 계층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한미FTA는 과연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물론 안보적 차원에서도 우리에게 절실한 성과를 가져다 줄 커다란 기회인가, 아니면 대량 실업과 농촌 파괴를 야기할 거대한 재앙인가.

한미FTA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FTA 바로 알기 운동을 주도해오고 있는 이화여대 국제학부 최병일 교수가 저술한 『한미 FTA 역전 시나리오』는 한미FTA가 갖는 의미와 앞으로 가져올 효과들에 대한 수많은 주장들의 진위를 밝히고, 한미FTA에 있어서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11개의 주요 의제들을 중심으로 현재 미국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듯한 협상을 한국에 유리하게 이끌 전략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우선 저자는 현재 많은 논란이 일고 있는 한미FTA의 득과 실에 대한 여러 주장들의 진위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첫째, 생산성 향상을 통해 경제성장률이 대폭 신장될 것이다. FTA란 국제교역에 있어서 관세를 철폐하고 각종 투자와 관련한 장벽을 완화하기 위해 규범과 규칙을 만들고 거기에 따라 행위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효과가 명확히 어떻게 나타날지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한미FTA를 통해서 경제성장률이 몇 %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시간이 흐르면 자유무역의 결과로 경제효율성이 증가하고, 투자가 늘고, 무역의 규모가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소비자의 선택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는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대량실업을 몰고 올 재앙이다. 특히 농업의 경우 쑥대밭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최근 우리나라 농업인구는 매년 15만명 정도가 자연감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FTA의 결과로 7∼10년에 걸쳐 7만 내지 14만명의 농업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자연감소 인구에 비해 이것이 과연 그만큼 충격적인 것인가 생각해보면 다소 부풀려진 감이 없지 않습니다. 셋째, 한국은 투기자본의 앞마당이 될 것이다. 투기자본이 기업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제고하는 등 유익한 측면도 있기 때문에 투기자본을 반드시 나쁘게만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저자는 한미FTA의 효과에 대한 이와 같은 냉철한 분석을 토대로 하게 한미FTA에 대해 낙관론을 갖는 것도 경계해야 하지만 패배의식에 젖어 무조건 반대하는 것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저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미FTA 본 협상에 있어서 한미간에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존스 액트, 무역 구제, 개성공단, 섬유, 전문직 인력 이동, 쌀, 쇠고기, 의약품, 자동차, 통신, 투자의 11개의 뜨거운 의제에 대해 대한민국 협상대표단이 협상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섬유제품에 있어서는 일부 양보할 것은 양보하면서 미국의 고관세를 낮추도록 유도하여 국내 섬유산업을 활성화를 도모해야 합니다. 그리고 미국 측이 한국의 자동차 소비시장의 변화는 외면한 채 선입견에 의해 무분별한 통상 공세를 가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 한미 FTA에 대해 격렬한 반대 시위가 일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그 동안 정부가 국내 반발을 과소평가하여 주로 미국 쪽에만 초점을 맞추어 왔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대국민 설득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한미FTA로 인해 충격을 받게 될 계층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리고 한미FTA가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거대한 변화의 흐름의 일부라면 우리 국민 모두 지나친 비관론이나 패배의식에 사로잡히지 말고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고 힘을 모아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갔으면 한다.

/ceo@bookcosmos.com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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