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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 엘스 ‘올스타’ 출전 아슬아슬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26 17:36

수정 2014.11.04 20:07


우리 속담에 ‘부자가 망해도 3년은 먹고 산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의 경우는 이와 다르다. 엘스는 지금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마지막 경기인 ‘올스타전’ 성격의 투어챔피언십 출전이 무산될까봐 전전긍긍이다. 이 대회는 이번주 열리는 크라이슬러클래식 성적을 포함해 올 시즌 상금순위 30위까지의 선수들에게만 초대장이 발부된다. 엘스는 현재 투어챔피언십 마지노선인 상금 순위 30위에 턱걸이를 하고 있다. 31위인 팀 클라크(남아공)와는 불과 5만3000달러 밖에 차이가 나지 않은 상태여서 엘스는 무려 60여명의 선수들로부터 협공을 받고 있는 상태다.
다시 말해 31위∼90위까지의 선수 중 누구라도 크라이슬러클래식에서 우승을 하게 되면 투어챔피언십행 막차를 타게 되는 것이다.

2004년까지 ‘빅3’로 불리면서 세계 골프계를 주름 잡았던 엘스의 몰락은 지난해 무릎 부상으로 시즌 막판에 필드를 3개월간 떠나면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올 시즌 부상에서 회복하긴 했지만 그에게서는 예전의 ‘황태자’ 모습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1승은 고작하고 브리티시오픈 3위 등 다섯 차례의 ‘톱10’ 입상이 전부다. PGA투어 통산 15승, 인터내셔널 우승 42승을 거둔 선수가 거둔 성적치고는 초라하기 그지 없다.

엘스가 지난 94년에 PGA투어에 진출한 이후 투어챔피언십에 출전하지 못한 것은 등 부상에 시달렸던 98년과 지난해 단 두 차례뿐이다. 만약 엘스가 올 투어챔피언십에 초대를 받지 못하면 정상적인 컨디션 하에서는 최초가 된다. 따라서 그가 2개월 만의 PGA투어 복귀전인 크라이슬러클래식에 ‘올인’하는 것은 당연. 현재 그의 목표는 다음주에 열리는 투어챔피언십까지 2주 연속 미국에 머무는 데 있다. 그가 인니스브룩CC에서 열리는 크라이슬러클래식에 배수진을 치는 것은 비단 ‘올스타전’ 출전 때문만은 아니다. ‘명인열전’인 내년도 마스터스 티켓 확보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두어야 한다. 마스터스는 여러가지 까다로운 출전 자격 요건 중에 전년도 상금랭킹 40위까지의 조건도 포함되어 있다.


엘스는 26일(한국시간) “투어챔피언십 출전 티켓 확보를 정말 원한다”면서 “반드시 30위 이내 상금 순위를 유지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이어 “PGA투어 이외의 투어에서는 그런대로 성적이 좋았지만 정작 PGA투어에서는 최선을 다하지 않아 이렇게 되었다”며 이번 대회에 임하는 심정이 비장함을 내비쳤다.
매년 1승 이상씩의 승수를 챙겼던 ‘황태자’가 시즌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기로에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아 극적 반전을 이룰 것인지 전 세계 골프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golf@fnnews.com 정대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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