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를 연 5.25%로 유지키로 결정한 뒤 미 경제에 대한 시각을 드러냈다.
FRB는 이날 성명에서 “경제성장이 주택경기의 냉각을 부분적으로 반영하면서 둔화되었다”며 “앞으로 완만한 경제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금리를 연달아 3번 동결키로 한 배경이 됐다는 뜻이다.
이날 발표된 주택 경기지표도 FRB의 시각에 힘을 보탰다.
전미부동산중개사협회(NAR)는 9월 중 매매된 미국 내 기존 단독주택의 중간 가격이 21만98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69년 이후 거의 40여만에 가장 큰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9월 중 기존주택 판매건수도 1.9% 줄어든 연율 618만채에 머물렀다. 6개월 연속 감소세로 2004년 1월 이후 가장 부진한 실적이다.
이 때문에 부동산 경기 부진과 한께 미국 경제 위축이 앞으로도 수 개월간 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부동산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 경제 전반적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FRB는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여전히 우려감을 표시했다.
FRB는 성명에서 유가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남아있다”고 전제한 뒤 “금리와 관련한 추가조치의 정도와 시기는 경제성장과 물가의 추이에 달려 있다”고 규정했다.
이 때문에 월스트리트의 많은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FRB가 당분간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일부에서는 내년에 경제가 침체국면으로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인플레 우려를 지적하면서 다시 금리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상반된 주장을 내놓고 있을 정도로 의견이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논란은 이번 FOMC에서도 표출됐다.
지난 2차례의 금리동결 결정시에 금리인상 주장을 굽히지 않았던 리치먼드 연은 총재인 제프리 랙커는 이번에도 다른 10명의 위원들과는 달리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
FRB가 이날 미국 경제에 대해 자신감을 피력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데이비드 켈리 푸트남 인베스트먼트의 경제자문역은 CNN머니와 인터뷰에서 “FRB가 이번 성명에서 미국 경제에 대해 더 커진 자신감을 내비쳤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성명 내용은 FRB가 내년 경제성장과 인플레 전망에 만족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anpye@fnnews.com 안병억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