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재보선 또 참패…여당發 정계개편 가속화

전용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26 17:48

수정 2014.11.04 20:06


열린우리당이 25일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또 참패함으로써 여당발 ‘정치권 새판짜기’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통령선거를 1년여 남겨놓은 시점에서 마땅한 차기 대권주자도 없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우리당은 계파별로 향후 당의 진로를 논의하고 있는 반면,한나라당은 여당의 새판짜기 시도는 선거에서 거듭 분출된 국민의 뜻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난하고 있다.호남지역에서 1석을 추가하는 성과를 거둔 거둔 민주당은 이를 정계개편 주도권을 확보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태세다.

■여당발 정계개편 움직임 빨라지나

여당은 일단 이번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26일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열기에는 여전히 부족함이 많았다”면서 “이번 재보선 결과로 드러난 민심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말했다.

김근태 의장은 유권자의 뜻을 존중하겠다면서도 “평화번영세력의 대결집을 이뤄내 국민에게 새 희망을 드리는 길을 찾아 나서겠다”고 말해 여당발 정계개편에 본격적으로 나설 뜻임을 밝혔다.


김 의장은 “당내 합의가 모이는 대로 이른 시일내에 흐트러진 전열을 재정비해 새 희망을 찾는 노력을 하겠다”면서 “그 방향은 첫째로 태산처럼 든든하게 한반도의 평화를 지킬 세력을 한 데 모으는 평화수호세력 결집이고, 둘째로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도 “나눠지고 흩어진 지지자들을 통합하기 위해 창당초심으로 돌아가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곧 재창당의 기조와 방향을 제시하고 구체적 실천계획을 마련해 정기국회 이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판짜기의 방법에 대해서는 당내 입장이 제각각이다. 향후 정계개편 논의과정에서 민주당을 아우르는 대통합을 주장하는 세력과 원칙 없는 통합에 반대하는 친노그룹이 맞서면서 당내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조기 전당대회론이 제기됐고 호남 출신고 중도파 의원들은 ‘헤쳐모여식 신당론’을 거듭 제기했다.

■한나라당 ‘대선구도 흐트러질라’

한나라당은 여당이 선거 패배를 정계개편을 가속화시키는 기회로 삼으려 한다며 강한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여당이 인위적인 ‘판 흔들기’를 통해 정계개편에 본격 나설 경우 한나라당에 유리하게 조성된 대선구도가 자칫 흐트러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이 정계개편 수작을 한다든지, 판 흔들기와 같은 공작적 행태를 보인다면 영원히 버림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여옥 최고위원도 “(국정 파탄에 대한) 책임도 없이 재창당하는 것은 매우 파렴치한 일로 국민은 이를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결과를 발판으로 향후 정계개편 과정을 주도하겠다는 계산이다. 해남·진도 국회의원 보선 승리로 강화된 ‘호남 지분’을 무기로 여당발 정계개편 흐름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정계개편은 열린우리당으로부터 출발해야 하며 분당 이전의 상태로 가지 않으면 여당은 ‘노무현당’에 불과하다”면서 “민주당과 함께 가지 않는 한 여당은 활로가 없다”고 주장했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