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닥

중소형 코스닥社 인수합병·경영권 매각 “없던 일로”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26 17:52

수정 2014.11.04 20:06


중소형 코스닥기업들이 인수합병(M&A), 경영권 매각 등을 ‘없었던 일’로 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분을 매각키로 했다가 이를 번복하는가 하면 대금 미납 등으로 계약이 무산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 업체 주가는 기존 공시 번복 후 실망매물이 나오면서 급락세로 돌변, 투자자 손실은 물론 시장 신뢰도마저 떨어뜨리고 있다.

■잇따른 말 바꾸기

에프와이디는 지난 25일 최대주주가 보유 지분 중 일부만을 양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최대주주인 지티전자는 지난 8월 보유주식 총 600만주(11.5%)와 경영권을 ㈜XMT 부회장인 함상천씨에게 양도하는 계약이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중 200만주만을 매각키로 하면서 사실상 경영권매각을 접은 것이다.


지난 16일 제누원홀딩스그룹이 경영권을 인수한 디지털디바이스도 한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최대주주 이상훈씨와 M&A컨설팅업체인 CCG 컴퍼니 대표 장성수씨 사이에 체결했던 70만주 규모의 지분매각이 지난 8월 잔금을 지급하지 않아 무산된 것이다.

제이엠피도 유가증권시장의 알루미늄 섀시업체인 남선알미늄 인수에 실패했다. 제이엠피는 계열사인 메타웨어 및 마이애셋 등과 함께 MTG컨소시엄을 구성, 지난 6월 남선알미늄 주식 365만주를 201억여원에 인수키로 했었다. 그러나 마이애셋자산운용이 기한까지 자금을 납입하지 않아 출자 결정이 무산된 것이다. 양측은 이후에도 협의를 계속해 왔으나 지난 24일 남선알미늄 채권단이 보유주식 매각계약이 결렬됐다고 공시하면서 일단락된 것이다.

개그맨 박승대씨가 인수한 태화일렉트론도 최대주주 주식 양도 계약이 무산된 바 있다. 전 최대주주와 장모씨 사이에 체결한 주식 양도계약이 인수자가 지급 의무일에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섣부른 투자 위험 초래할 수도

전문가들은 M&A나 경영권 매각 등이 새로운 성장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단순히 머니게임의 희생양이 될 수 있는 만큼 M&A 등 호재성 공시만 믿고 투자하는 것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경영성과가 부실해 코너에 몰린 한계 기업들이 머니 게임에 매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구조조정전문회사(CRC) 업체 관계자는 “등록기업 인수를 추진하던 장외업체나 투자자들이 해당 등록기업들의 부실규모가 커지고 경영상태가 악화되자 포기하는 사례도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을 규제할 만한 마땅한 근거도 없어 시장신뢰마저 추락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최대주주의 경영권 매각협상이 결렬되더라도 일시 거래정지 외에는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다.

/kmh@fnnews.com 김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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