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韓·日 브라운관 사업 몸집 줄이기

이종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27 08:53

수정 2014.11.04 20:06

‘배불뚝이 브라운관의 몸집을 줄여라.’

‘세계 브라운관 분야 양대산맥’인 삼성SDI와 LG필립스디스플레이(LPD)가 황혼기에 접어든 전통적인 브라운관 사업의 몸집 줄이기에 가속을 붙이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LPD는 사양길로 들어선 브라운관(CRT) 사업의 구조조정 차원에서 국내외 생산라인을 대폭 폐쇄·축소하거나 라인전용을 서두르고 있다.

이런 ‘브라운관 몸집줄이기’ 배경은 2000년대 들어 해마다 브라운관 사업의 퇴조현상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세계 TV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한 브라운관은 지난 2000년초부터 액정표시장치(LCD) TV와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등 평면 디스플레이 TV에 밀려 빠르게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실제 지난 2004년 90.4%였던 브라운관 TV시장 점유율은 지난 2005년 82.9%를 거쳐 2010년에 37.4%로 전망되고 있다.

브라운관사업 구조조정을 가장 강력하게 추진 중인 곳은 삼성SDI다.


삼성SDI는 전성기에 국내외 30여개에 달하던 브라운관 생산라인을 10월 현재 20개로 줄였다. 삼성SDI는 연내 2개 생산라인을 제외한 국내 모든 브라운관 생산라인을 폐쇄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삼성SDI는 경기도 수원에 있는 브라운관 생산라인 3개를 단계적으로 닫았다. 삼성SDI는 폐쇄되는 브라운관 생산라인의 인력을 빅슬림 브라운관을 비롯해 PDP,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등에 재배치했다. 해외 브라운관 생산라인의 경우 단계적으로 배불뚝이 브라운관을 슬림형 브라운관으로 전환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삼성SDI 경영지원실장 이정화 부사장은 “브라운관 라인을 연말까지 부산사업장의 2개 라인만 남겨 놓고 모두 정리할 것”이라며 “국내 생산량을 줄이는 동시에 빅슬림으로 건전한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LG필립스디스플레이(LPD)도 과감한 체질개선 작업을 통해 변신을 꾀하고 있다.

LPD는 지난 2005년 기준 36개였던 국내외 브라운관 생산라인을 과감히 줄여 10월 현재 13개 생산라인만 가동하고 있다.

LPD는 브라운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올 상반기까지 프랑스 생산라인을 비롯한 유럽지역 10여개 생산라인을 모두 폐쇄했다. 다만 네덜란드에 운영 중인 부품공장 2곳만 남겨 놓은 상태다.

LPD는 공장폐쇄와 동시에 ‘배불뚝이 브라운관’의 슬림화를 통한 활로개척도 병행하고 있다. LPD는 지난해부터 경북 구미와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 국가의 생산라인을 모두 ‘슈퍼슬림 브라운관’ 생산라인으로 전환했다. 이어 LPD는 브라질 공장 등도 슬림 브라운관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브라운관 몸집줄이기’에 뛰어들기는 일본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소니와 마쓰시타전기, 도시바 등이 조만간 일본에서 브라운관 생산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이는 일본기업들이 황금기에 접어든 LCD TV와 PDP TV에 사력을 집중하기 위한 포석이란 것이다.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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