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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 ‘부동산 족쇄’ 풀리나

오미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29 15:54

수정 2014.11.04 20:04



미국의 주택경기 침체에도 불구, 일부 지표들이 크게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가 4·4분기 이후 활기를 띨 것이라는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가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부동산 경기 경착륙’ 족쇄를 풀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CNN머니는 최근 미국 내 기존 주택가격이 지난 69년 이후 40여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미국의 부동산 경기는 더 악화되고 있지만 소매 등 다른 경제 지표들은 크게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지난 9월 신규주택 가격 역시 10% 정도 떨어지며 최근 36년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3·4분기 경제성장률도 2%대로 뚝 떨어졌다.
주택경기가 40년 만에 최악의 상황에 빠지면서 지난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2.6%에 비해서 더 나빠진 것이다.

그러나 많은 경제학자는 미 경제가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 하락에 힘입어 건실하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소비 심리 회복이 부동산 가격 하락에 기인한 심리적 위축을 상쇄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아거스 리서치의 리치 야마론 이사는 “미국 경제가 부동산경기 침체 때문에 위축될 것이라는 주장은 기우”라고 주장했다.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 2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부동산 경기가 더 위축될 수 있지만 미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블룸버그는 골드만삭스의 경제전문가들을 말을 인용해 “에너지 가격이 떨어지면서 미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3%로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JP모건의 앤서니 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가격이 낮아지면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가 높아지게 된다”면서 “다른 부문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주택가격이 급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9월 소매매출이 0.6% 증가하고 내구재 소비가 급증하는 등 소비지표들이 회복되는 모습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9월 내구재 소비는 민수용 항공 수요와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 영향으로 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9월 실업률은 4.6%로 최근 5년 새 가장 낮게 나타나 고용지표도 호전됐다.

미국 증시가 최근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는 것도 미 경제의 회복 기대감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도 워싱턴에서 열린 민간금융협회(CFA) 회의에서 “미 경제는 주택경기 불황 등으로 지난 여름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 했다”면서 “그러나 기업투자와 소비자 지출이 튼튼해 나쁘진 않으며 이를 바탕으로 4·4분기는 3·4분기보다 상황이 더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nanverni@fnnews.com 오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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