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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왕관 쓴 ‘붉은 진주’

김세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29 19:25

수정 2014.11.04 20:03



【경주(경북)=김세영기자】선덕여왕의 자줏빛 망토와 황금 왕관을 재현한 우승 재킷과 트로피는 처음부터 그녀를 위해 만들어진 듯했다. 그녀는 그걸 입고서 '그린 여왕'이 됐다. '미녀 골퍼' 홍진주(23·이동수패션) 얘기다.

홍진주는 29일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CC(파72·6381야드)에서 열린 미국 LPGA 투어 코오롱·하나은행 챔피언십 최종 3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달 SK엔크린 솔룩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생애 첫 우승을 달성했던 홍진주는 이로써 한달 만에 미국 LPGA 투어 대회 우승맛을 봤다. 한국 선수들이 올시즌 미국 LPGA 투어 대회에서 거둔 승수도 11승으로 늘어났다.


홍진주는 이날 우승으로 2004년 안시현(22), 지난해 이지영(21·하이마트)에 이어 역대 세번째로 미국 LPGA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우승 상금도 20만2500달러나 챙겨 주머니를 두둑히 채우는 등 홍진주는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내게 됐다.

이날 4타차 단독 선두로 나선 홍진주는 2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순조롭게 경기를 시작했다. 7번(파3)과 8번홀(파5) 연속 버디로 경쟁자들과의 타수차는 더욱 벌어졌다.

9번홀(파4)에서 1타를 잃은 홍진주는 그러나 13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만회했다. 이 때 2위 그룹과의 타수가 6타차여서 승부는 사실상 갈렸다. 장정(26·기업은행)이 한 때 4타차까지 추격했으나 홍진주는 17번홀(파4)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버디 퍼트를 홀에 떨구며 '황금 왕관'의 주인공이 됐다.

홍진주는 긴장이 풀린 듯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더블 보기를 범했으나 우승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이번 대회 우승자에게는 신라 선덕여왕의 복장과 왕관이 수여됐다. 우승패도 전통적인 색감을 이용해 만든 도예작품이 수여됐다.

장정의 대전 유성여고 2년 후배이기도 한 홍진주는 "너무 좋다. 17번홀 버디 성공 후 우승을 확신했다"면서 "어머니를 생각해 미국 진출은 생각을 해봐야겠다"고 했다. 아버지 없이 생활한 홍진주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는 어머니와도 떨어져 살았다.

홍진주는 31일부터 열리는 일본여자프로골프 퀄리파잉스쿨 2차전을 위해 30일 오전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장정은 이날 4타를 줄여 최종 합계 8언더파 208타로 단독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박세리(29·CJ)는 5언더파 67타를 치는 뒷심을 발휘하며 3위로 마감했다.

'슈퍼 루키' 신지애(18·하이마트)는 카린 이셰르(프랑스)와 함께 공동 4위(5언더파)에 올랐고 아마추어 허미정(17·대전체고2)은 '프로 언니들' 틈에서 공동 6위(4언더파)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핑크 공주' 폴라 크리머(미국)와 이지영도 공동 6위에 올랐다.

/freegolf@fnnews.com 김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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