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암 전이 비밀 풀렸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30 14:57

수정 2014.11.04 20:01


국내 연구진이 암이 몸에 퍼지는 전이(轉移) 메커니즘을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로 밝혀진 암 전이 과정을 화학적 처리 등을 통해 억제하는 길을 찾을 경우 암의 확산을 막는 신약을 개발하는 데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세포 생리활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세포생물학적 기전을 제시함으로써 다양한 질환의 치료법 개발과 줄기세포 분화조절 연구의 전기도 마련했다.

연세대 치대 육종인 교수팀은 미국 미시간대와 보험공단 일산병원 연구진과 함께 ‘윈트(Wnt)’란 단백질이 신호를 보내면 ‘베타카테닌(β-catenin)’과 ‘엑신2(Axin-2)’란 유전자 물질이 활성화되고, 이어 ‘GSK-3’란 단백질이 억제되면서 암 세포 전이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인간 세포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고 30일 밝혔다.

암이 초기 상태를 넘기면서 생기는 전이 현상은 암 정복의 가장 큰 장애물로 꼽혀왔으나 이 과정이 실제 생명체의 몸 안에서 어떤 신호 체제에 따라 이뤄지는지는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육종인 교수는 “암세포 전이가 이루어지는 각 단계를 파악해 그 전이단계 중 한 과정만 선택하여 암전이를 억제할 수 있는 다양한 표적치료 약물 및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열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특히 이번 연구를 통해 그동안 암 억제 유전자로 잘못 알려져 있던 Axin-2 유전자가 실제로는 암 전이를 유도하는 기능을 밝혀 기존 암 생물학설의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육종인 교수는 덧붙였다.

육종인 교수팀이 엑신 유전자의 새로운 기능을 밝히게 됨으로써 기존에 GSK-3에 의해 매개된다고 알려진 면역질환 이상에 의한 퇴행성 질환(류마티스성 관절염, 알쯔하이머 질환, 눈 망막 질환 등)의 발병 기전을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 가설과 치료법 개발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연구 결과는 유명 해외 학술지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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