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재테크 고수의 훈수] 지수와 종목주가는 별개

박승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30 16:26

수정 2014.11.04 20:01



지난 수 년간 나타났던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는 견조했다. 중간중간 다소의 굴곡은 있었지만 코스피지수는 2003년 3월의 500포인트대에서 지금은 1400선을 넘나드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한국증시 뿐만이 아니다. 세계증시 전반이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브릭스로 대표되는 이머밍마켓의 주요 지수들은 대부분 2006년 들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구미권 중심의 선진국 주요 지수들은 지난 2000년 초에 기록됐던 사상 최고치에 빠르게 근접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표적 우량주 30 종목으로 구성돼 있는 다우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그야말로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직후 나타났던 시련기를 거쳐, 명실상부한 ‘주식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주가지수가 올라간다고 하는 것과 자신이 보유한 개별 종목의 주가가 올라가는 것은 어떤 점에서는 전혀 별개의 문제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최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는 다우지수의 예를 들어 보자.

다우지수는 계속 고점을 높여가고 있지만 다우지수 구성 종목 중 최근에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종목수는 그리 많지 않다. 전체 30개 종목 중 최근 한달 사이에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종목은 3개에 불과하고, 2006년 중 사상 최고가 경신 종목으로 범위를 확장하더라도 그 숫자는 7개에 그치고 있다.

21개에 달하는 종목이 2001년 이전에 기록됐던 역사적 최고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런 괴리는 구성 종목들의 주가를 산술평균해서 결정되는 다우지수의 산출 방식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아무튼 다우지수의 장기 추세와 지수 구성 종목들의 장기 주가 추이는 다소 괴리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한가지 염두에 둬야 할 것은 다우지수의 구성 종목은 늘 고정돼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영업부진이나 인수합병이 되면서 대표성을 상실하게 된 종목은 빠지고, 새로운 종목이 그 빈자리를 메꿨던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잘 나가는 당대의 대표 종목만을 채워놓는 구조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주가 퍼포먼스도 좋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증시 역시 마찬가지다. 2005년에는 기록적인 중소형주 장세가 전개되면서 상당수 종목의 주가가 레벨업되는 경험을 했지만 2006년 들어서는 상승 종목수가 슬림화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봐도 마찬가지이다. 5대 재벌 계열 상장사들로 구성해 본 지수는 1600 포인트대에 도달(기준점은 2000년초)해 있지만, 5대 재별 계열사들을 제외한 종목들로 구성된 지수는 1000 포인트를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우량주의 초과 상승과 주변주들의 기조적 소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수라는 것은 당대 주식시장의 평균적인 성적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렇지만 투자자 (특히 직접투자자)에게 실질적인 의미가 있는 것은 지수가 아니라 개별 종목 하나하나의 수익률이다.


주식시장의 장기 상승세를 기대하는 것과 종목 선택을 통한 직접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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