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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역전불패 시즌 첫승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30 18:41

수정 2014.11.04 19:59


최경주는 이번 우승으로 또 하나의 신앙 간증을 했다.

‘별들의 잔치’인 투어챔피언십 출전을 위해서는 이번 대회에서 그는 우승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만큼 그의 우승은 절박한 반면 확률은 그야말로 실낱 같은 희망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최선을 다하는 삶’을 인생의 좌우명으로 삼는 최경주는 경기에 앞서 “노력한 만큼 결실을 거둘 수 있게 해달라”는 간절한 기도를 통해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얻게 됐고 그 결과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우승이라는 ‘기적’을 쏘아 올린 것이다.

3라운드까지 1타차로 불안한 리드를 지켰던 최경주는 대회 마지막날 첫 홀(파5)에서 3번우드로 두번째 샷을 핀 6m에 붙여 그것을 원퍼트로 마무리해 기분 좋은 이글을 잡으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후 최경주는 1타밖에 줄이지 못했던 3라운드와 같은 양상의 3번홀(파4) 보기, 4번홀(3) 버디, 5번홀(파5) 보기를 번갈아 하며 다소 불안했지만 7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전반에만 2타를 줄인 최경주는 10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고 이후 내리 일곱 개 홀에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인내 골프’의 진수를 선보이며 타수를 지키고 마지막홀(파4)에서 3.5m짜리 버디를 추가해 브렛 웨터릭, 폴 고이도스(이상 미국) 등 공동 2위 그룹을 4타차로 따돌린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다.

우승의 원동력은 드라이버의 페어웨이 정확도였다. 전날 54%에 그쳐 타수 줄이기에 발목을 잡았던 드라이버 정확도를 이날은 비거리를 다소 줄이는 대신 77%로 끌어 올렸고 그 결과 아이언의 정확도를 가늠하는 그린 레귤레이션도 78%로 좋았던 게 승리를 견인한 원동력이었다. 거기다 온그린시 퍼팅도 1.643개로 좋았다. 이를 발판으로 최경주는 2002년 컴팩클래식, 이 대회 전신인 탬파베이클래식, 그리고 지난해 크라이슬러클래식에 이어 통산 4승을 거두게 됐다. 시즌 상금 순위도 이번 우승 상금 95만4000달러를 보태 68위에서 26위로 수직상승해 상금랭킹 30위까지 주어지는 투어챔피언십 출전 티켓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최경주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선두로 나선 4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게 됨으로써 역전불패의 신화를 이어갔다. 시즌 상금액이 226만7348달러로 늘어나게 된 최경주는 그동안 자신의 한 시즌 최고 상금액이었던 2002년의 220만4907달러를 경신함과 동시에 시즌 마지막대회인 투어챔피언십 결과에 따라 사상 최초인 한 시즌 300만달러 상금 획득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 대회 직전까지 상금 순위 30위에 턱걸이 하면서 투어챔피언십 출전이 불투명했던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는 1타차 공동 2위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해 역전 우승을 노렸으나 1오버파 72타를 쳐 합계 7언더파 277타로 공동 6위에 그쳤다. 그러나 상금 순위가 27위로 3계단 오르면서 투어챔피언십에 천신만고 끝에 초청장을 받게 됐다.


/golf@fnnews.com 정대균기자

■3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베이 팜하버의 웨스틴인니스브룩GC에서 끝난 미PGA투어 크라이슬러챔피언십에서 통산 네번째 우승을 차지한 최경주가 우승 트로피를 높이 쳐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탬파베이(미플로리다주)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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