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국내 휴대폰 ‘프리미엄전략’ 수정 불가피

홍준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31 10:01

수정 2014.11.04 19:59

인도, 중남미 등 신흥 저가 휴대폰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세계 메이저 휴대폰 업체들의 신흥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유럽과 북미 등 고가 휴대폰 시장 성장률 전망이 2010년까지 2∼3%에 그친 반면 신흥시장은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노키아와 모토로라 등 해외 메이저 업체들은 신흥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저가폰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어서 저가폰 대응이 미흡한 국내 업체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또한 노키아와 모토로라는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R&D)’ 비중이 점차 감소 추세에 있어 이익 규모가 훨씬 커질 전망이다.

■메이저업체 신흥 시장 공략 가속화

노키아는 저가시장에서 히트모델인 ‘1100’ ‘3100’ 모델을 시리즈로 지속적으로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모토로라는 50달러 미만을 겨냥한 ‘모토폰’이라는 신제품을 준비 중이다.
소니에릭슨도 올해 출시한 18개 신규 모델중 5개를 100달러 이하로 출시하면서 저가 대응에 발빠르게 대응 중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일부 지역에서만 100달러 미만 저가폰을 출시하고 있다. 주로 소규모 사업자의 요청에 따른 소량 생산에 불과해 저가폰 시장에 진출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증권 권성률 연구원은 “2010년까지 저가 휴대폰 시장은 2∼3배 고속 성장이 예상된다”며 “국내업체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률이 높은 노키아와 모토로라는 매출은 신흥 저가폰 시장에서, 이익은 유럽 등 고가폰 시장에서 창출하는 이원화 전략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업체의 프리미엄 전략에 일부 수정이 불가피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현재 고가폰 위주의 생산 플랫폼 비중을 10∼20% 정도는 저가폰으로 생산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을 경우 장기적으로 원가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LG경제연구원 배수환 연구원은 “국내 업체들은 핵심 부품인 칩셋을 내재화하지 못하는 등 원천기술 부족 등으로 과도한 로열티 부담을 지고 있어 원가 구조가 취약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배연구원은 이어 “그동안 국내업체들은 중고가 시장에서는 경쟁사들을 능가했다. 하지만 저가시장은 후발기업 진출 등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진률이 급격히 떨어져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국내업체들도 저가시장에 대한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매출 대비 R&D 비중 희비 엇갈려

해외 메이저 업체들의 이익 구조가 점차 안정화단계로 접어드는 주된 이유는 주문자설계생산방식(ODM) 업체들을 적절히 활용해 싼 가격에 단말기를 도입, 10∼15% 마진을 붙여 판매하기 때문에 이익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권연구원은 “인하우스 위주로 생산하는 국내업체의 경우 개발비,생산비 등 단말기 개발 비용이 워낙 높아 이를 낮추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노키아와 모토로라의 경우 ‘레이저폰’ 같은 메가 히트 제품을 통해 매출 대비 R&D 비중이 점차 감소 추세를 보였다. 앞으로 이익 규모가 지금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실제 노키아의 매출 대비 R&D 비중은 2004년에 10.3%에서 2005년 8.8%, 2006년 7.5%로 감소 추세가 확연하다. 이는 시장지배력이 강화되고 시장별 특성에 맞는 플랫폼 시스템 구축에 따른 생산 비용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국내 업체 휴대폰 사업부의 R&D 비중은 예년과 비슷한 7∼8% 수준이다.

/ktitk@fnnews.com 김태경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