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닥

코스닥기업 ‘영양가’ 없는 사업 다각화

김시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31 15:45

수정 2014.11.04 19:58

말로만 사업다각화(?)

코스닥 기업들의 사업다각화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올들어 정체된 기존사업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본업과 무관한 사업에 뛰어든 업체가 하나둘 늘고 있지만 실적이나 결과는 신통치 않다는 지적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일부 코스닥 기업들이 본업과 관계없는 신규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실적을 담보하기 어려운 만큼 투자자들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코스닥 사업목적 추가 봇물

지난달 3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사업목적을 추가한 코스닥 기업은 372개사로 전년 동기의 305개사 보다 67개사(21.97%)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업은 사업목적을 삭제하기도 했지만 절대다수 업체들은 사업목적 늘리기에 나섰다.

코스닥 업체들의 사업목적 추가는 지난 3월 봇물을 이뤘다.
주총시즌을 맞아 일단 사업목적부터 추가·변경하고 보자는 식이었던 셈. 당시 사업목적을 추가한 50개 기업 가운데 33%에 달하는 15개 기업이 부동산 사업을 추가했다.

실제 사업목적 추가 업종도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부동산임대투자·엔테테인먼트관련 사업·바이오 관련 사업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신규사업 진출이 주가부양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 한 업체 관계자는 “아직도 시장에서는 신규사업 진출 공시가 주가 부양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네트워크 장비업체 오디코프는 전혀 무관한 바이오 에탄올 사업 진출 소식이 전해지면서 7거래일 연속 상한가 끝에 1825원이던 주가가 4195원까지 급등했다. 이후에도 몇번의 관련 테마형성에 편승, 6000원대까지 올랐다.

그럼에도 대다수 증시전문가들은 “기존사업이 한계에 이른 업체들이 신규사업을 통해 국면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며 문어발식 사업확대를 경계했다.

■본업 무관 신규사업 진출 ‘글쎄’

증시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의 우려는 바로 본업과 무관한 신규사업 진출에 있다. 이는 전적으로 시장 테마에 따른 것으로 향후 실적부진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 일부 기업들이 신규사업 진출을 백지화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에이엠에스는 카지노 사업에 뛰어든 경우. 에이엠에스는 지난 23일 인도네시아의 국제여흥사업(카지노사업) 진출을 위해 투자한 한인니토탈이 CV유니버셜 인베스코에 4억원을 지급하고 영업허가권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회사의 본업은 스마트 카드 제조업체로 설상가상 최대주주 및 대표이사가 횡령혐의로 검찰에 고발되는 등 송사에 휩싸이며 거래정지된 상태다.


디지털방송 솔루션 전문기업 컴텍코리아는 올 초 연예매니지먼트업을 추가했고, 얼마전 씨앤텔에서 사명을 변경한 씨와이알은 바이오엔탄올 제조 판매업을 추가했다.

또 자전거 전문업체 삼천리자전거는 섬유 및 의류제품 제조 판매업과 잡화 및 완구제조 판매업을, 셋톱박스 제조업체 디지탈멀티텍은 양계사업및 위탁사육, 부화·종계업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기존 사업과 연관 없는 사업에 뛰어들 경우 실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면서 “신규사업 진출에 성공하는 기업들은 대개 기존 사업과 유관해 시너지를 낸 경우가 많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sykim@fnnews.com 김시영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