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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서울 국제 골드컨퍼런스] 금시장 활성화 하려면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31 16:51

수정 2014.11.04 19:57



금지옥엽(金枝玉葉), 황금 시간대. 사람들은 예로부터 소중하고 값진 것들을 일컬을 때 황금과 비교해왔다. 금의 원소기호인 Au가 ‘빛나는 새벽, 찬란히 빛나는 햇빛’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aurum’에서 유래됐을 정도로 금은 매우 고귀하고 매력적인 금속이다.

금은 빛깔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내구성이 우수하고 전기와 열전도율도 뛰어나 주얼리용, 전자공업용, 투자용, 의료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얼리 50%, 전자공업 26%, 도금용 17%, 의료 및 투자수요가 8%를 차지하는데 이 비율은 국가마다 다르다. 일본의 경우 전자공업 48%, 사적보유 28%, 주얼리가 11%를 차지하고 있다.

전자공업 등 다른 부문의 수요보다 주얼리용 수요는 금가격에 따른 수요의 변동이 비교적 큰 편인데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최근 금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주얼리의 수출 및 내수시장이 극심한 침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많은 주얼리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고 인건비 절감을 위해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하고 있다. 현재 국내 주얼리 시장은 이러한 외적 요인에 의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 금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금의 무자료 불법거래와 밀수가 많다는 점이다. 금 거래시 10%의 부가가치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루트를 통해 시장에 유입되는 금은 무자료 금 및 밀수금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리기 때문에 정상적인 거래시장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결국 제대로 걷히지도 않는 부가세로 인해 음성시장이 양산되고 있는 셈이다. 금이 국제통화와 안전 실물자산으로서의 성격이 부각되며 자산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증가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금괴 거래에 과도한 부가세를 부과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실제로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 금시장에서도 금괴 거래에 부과되는 세금은 전혀 없거나 사라지는 추세며 국내에서도 부가세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정부와 재계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국내 금시장의 또 다른 문제는 금 선물상품이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되어 있음에도 거래량이 없다는 점이다. 금선물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금의 생산 및 유통에 대한 노하우를 가진 현물 딜러가 선물시장의 중심에서 매수·매도 호가를 제공하여 거래량 증대를 유도해야 하지만 현재 이 역할을 수행해주는 현물 딜러가 없어 선물시장이 형성조차 되지 않고 있다.
선물시장의 발전을 통해 금가격 변동위험이 관리되고 선물시장이라는 공식적인 금 유통경로를 확보하며 금 현물거래의 가격지표기능(Indication)을 제공함은 물론 금 투자시장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

선물시장의 형성 및 발전과 더불어 금 현물시장의 정상화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현재 금과 관련한 기관, 단체들이 산재해 있어 결속력이 떨어지고 있는데 영국 금시장협회(London Bullion Market Association)처럼 국내의 주요 금 공급자와 유통업자들이 협회를 설립해 금의 원활한 유통, 관리, 거래구조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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