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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컨버전스 마케팅 ‘3社3色’

김승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31 17:07

수정 2014.11.04 19:57



이동통신 업체의 유·무선, 통신·방송 등 컨버전스(결합 서비스) 시장 공략법이 ‘3사 3색’이다.

유선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SK텔레콤은 이종업체와 제휴를 통해 컨버전스 시장을 두드릴 태세다. LG텔레콤도 당분간 LG 유선 통신 자매사와 서비스 협력은 하지 않기로 했다. 반면 KTF는 혈연관계에 있는 모회사 KT와의 상품 결합으로 시장을 선점키로 했다.

이런 가운데 신규·결합 서비스의 경쟁력을 놓고 업체간 미묘한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컨버전스 시장 공략법 ‘3사 3색’

SK텔레콤은 결합상품 부문에서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


유선 자회사인 SK텔링크의 경우 국제전화에 편중된 ‘틈새 업체’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2G(세대)의 2000만명의 가입자(점유율 50.5%)를 기반으로 이종업체와 제휴·협력해 컨버전스 시장을 공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SK텔레콤이 할 수 있는 결합서비스가 KT·KTF 대비 빈약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금융·방송 업체와 협력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KTF는 모회사 KT와의 서비스 결합에 기대를 걸고 있다. KTF는 최근 3·4분기 실적 발표 후 ‘KT와의 결합 효과’를 적극 알리는 등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KTF 고위 관계자는 “KT·KTF 결합상품을 먼저 출시해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면서 “시장 지배적 사업자(KT)가 경쟁력 있는 상품을 내놓을 수 있어 (자사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KTF의 판단은 정보통신부가 지배적 역무에 대한 결합상품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KTF는 자사의 이동전화와 KT의 초고속인터넷·시내전화를 결합해 요금을 낮추면 SK텔레콤 고객을 대폭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텔레콤은 LG데이콤·LG파워콤 등 LG 유선사와의 상품 결합은 가까운 시일내에는 없다고 천명했다. 이는 ‘LG 3콤’ 모두 가입자 기반이 미약하다는 점에서 결합이 자칫 잘못하는 ‘제살 깎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LG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결합서비스보다는 LG통신 회사 각자가 가입자 기반을 늘리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체간 결합·신규 서비스 신경전도

이통사들은 신규·결합서비스를 둘러싸고 팽팽한 신경전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유선 지배적 사업자인 KT가 결합서비스로 이통시장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서비스 결합시 KT 지배력이 남용돼서는 안 된다”며 “KT의 망이 중립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2G 시장서 이통 지배적 업체인 SK텔레콤으로 인해 설움을 받아온 KTF는 자사가 3G에서는 경쟁 우위라는 점을 은근히 강조하고 있다.


KTF 관계자는 “KTF가 결합할 수 있는 서비스가 (SK텔레콤 대비) 풍부하다”면서 “신규 서비스인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도 모회사인 KT와 공동 마케팅을 벌일 것”이라며 SK텔레콤의 심기를 건드리고 나섰다.

한편 관련 업계는 KTF가 결합서비스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KTF가 KT의 상품과 결합해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문은 ‘동등 접근’이 필요한 시내전화보다는 초고속인터넷”이라며 “유선이 없는 SK텔레콤이 결합 시장에서 기존 2G의 리더십을 이어갈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wonhor@fnnews.com 허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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