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金 투자’ 인식전환을/이지용기자

이지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31 11:19

수정 2014.11.04 19:58

‘금(金)’처럼 한국민의 정서에 친근한 귀중품도 없을 것이다. 예부터 혼수 품목이자 돌 잔치의 반지 선물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금붙이는 소중하게 보관했다가 정말로 긴요하게 써야 할 때에 금을 팔아서 쓰곤 했던 것이 우리의 역사이자 관습이었다. 일제강점기 국채보상운동에 이어 IMF 외환위기 때 전국민이 보여 주었던 ‘금붙이 모으기 운동’을 봐도 쉽게 짐작이 간다.

그러나 이렇게 친근한 정서로 자리잡은 금에 대한 산업화 및 투자 여건은 아직까지 국내에서 열악한 실정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금 밀수 단속 건수는 33건, 613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였으며 올해는 건수와 액수 면에서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국내 재고량 부족으로 밀수 증가가 우려되고 있다.


또 국내 귀금속 업계는 외환위기 이후 수출로 전환하면서 많은 변화를 겪는 가운데 수출시장에서 국내 업체간 과당경쟁과 정부의 무관심, 인식 부족 등으로 해외시장에서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같은 국내 금산업 및 투자 여건이 용이하지 않은 것은 현재 국내 정서가 금을 사치품의 일부로 인식하고 산업의 일부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또 이로 인해 정부가 비현실적으로 관세, 부가세, 특별소비세 같은 과도한 세금 규제를 통해 밀수시 발생하는 차익을 오히려 키우는 역효과’를 발생시켜 ‘금 암시장’ 또한 고질적인 병폐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31일 파이낸셜뉴스가 개최한 ‘2003 서울 국제 골드컨퍼런스’는 잘못된 금에 대한 가치관과 국내 금 산업이 나아갈 올바른 이정표를 제시했다. 이는 국내외의 금 산업 관련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올바른 금에 대한 시장 진단과 투자 방법을 제시해 ‘음’의 영역에 속해있는 금시장을 ‘양’의 영역으로 끌어내는 국내 첫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컨퍼런스를 계기로 국내 금 산업 종사자와 정부관계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 국내 금 산업의 국제시장에서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며 더불어 달러화 변동 속에서 새로운 대체투자 수단으로 주목받는 금 투자에 대한 일반투자자들의 인식 전환이 활발히 전개됐으면 한다.

/newsleader@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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