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無에서 有창조한 ‘디지털황제’ 삼성전자

양형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31 20:20

수정 2014.11.04 19:56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경기 수원사업장에서 ‘삼성전자 창립 37주년’ 기념식을 갖고 ‘2010년 초일류기업 도약을 위한 또다른 도전과 창조’를 선언했다.

이날 윤부회장은 37주년 창립기념사에서 “디지털 기술을 통해 제품간 산업간 융합이 급속히 이뤄지는 대변혁의 시대를 맞아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창조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부회장은 또 ‘2010년 초일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발상의 전환을 통해 창조적 혁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차세대 산업을 주도할 미래 핵심기술을 먼저 확보해 표준을 주도하자고 당부했다.

■37세 디지털 황제로 성장

삼성전자가 지난 37년간 걸어온 길은 끊임없는 도전속에 무에서 유를 창조한 ‘신화창조’의 역사다. 삼성전자는 고작 종잣돈 3억3000만원으로 시작해 37년 만인 올해 연매출 80조원을 바라보는 ‘37세의 디지털 황제기업’으로 성장했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전자산업 육성 의지와 이건희 회장의 대를 이은 경영열정 속에서 메모리 반도체 신화, 애니콜 신화, 디지털TV 신화 등 ‘트리플 신화’를 실현하는 쾌거를 거뒀다.
또 올해 브랜드가치 162억달러로 세계 20위에 오르는 등 전자업계를 선도하는 초일류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여세를 몰아 삼성전자는 오는 2010년에 ‘전자업계 톱3’ ‘1위 품목 20개 육성’ ‘8대 신성장동력 육성’ 등 ‘제2의 신화창조’를 향해 또다시 질주에 나서고 있다.

■3억 벤처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삼성전자의 모태는 지난 1969년 설립된 삼성전자공업 주식회사다. 이 회사의 자본금은 고작 3억3000만원의 벤처기업이었다. 이 회사는 70년 흑백TV를 시작으로 74년에 냉장고까지 수출했다. 같은해 12월 당시 삼성계열사 이사였던 이건희 회장은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사재를 털어 한국반도체를 인수했다.

이어 삼성은 지난 75년 9월 손목시계용 집적회로칩(IC)을 개발한 뒤 77년 흑백TV용 트랜지스터, 81년 컬러TV용 IC를 개발했다. 이어 첨단 초대규모 집적회로(VLSI) 개발에 들어갔다.

삼성의 반도체 역사에 획기적 전기가 마련된 것은 지난 83년이다. 그해 2월8일 이병철 당시 삼성 회장은 삼성그룹이 반도체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내용의 ‘도쿄선언’을 발표했다. ‘도쿄선언’ 10개월 뒤인 지난 83년 12월 삼성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64K D램을 독자 개발했다.

삼성은 이후에도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과감한 투자로 92년 세계 D램시장 1위, 93년 메모리 분야 1위, 95년 S램 1위에 올랐다.

이후 삼성전자는 정보통신,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디지털미디어, 생활가전 등 5대 사업부문을 중심축으로 글로벌 전자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이어 지난 94년 이후 ‘월드베스트 월드 퍼스트전략’을 추진해 반도체,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모니터, 컬러TV, LDI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 시장 1위’와 ‘세계 최초’ 행진을 거듭해오고 있다.

■위기 때마다 CEO의 창조적 리더십 빛나

거함 ‘삼성전자호’가 세계 일류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는 위기시 빛나는 리더십을 발휘한 특급 ‘선장’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삼성전자의 태동과 성장과정에는 삼성그룹 총수인 이건희 회장의 열정이 담겨있다. 이회장은 사재를 털어 한국반도체를 인수하거나 위기 때마다 천부적인 경영수완을 발휘해 삼성전자를 일류기업으로 키워낸 ‘경영 황제’로 평가받고 있다.

강진구 전 삼성전자 회장도 초기 삼성전자의 기반을 마련한 최고경영자(CEO)다. 지난 93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은 김광호 전 삼성전자 부회장도 위기를 기회로 만든 CEO다. 김부회장은 취임 후 갑작스레 경기 수원 TV공장이 불타버리는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김부회장은 뛰어난 위기극복 능력을 발휘해 겨우 49일 만에 TV공장을 복구, 정상 가동시켰다.

지난 97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은 윤종용 부회장도 삼성전자를 디지털 황제로 올려놓은 경영 달인으로 통한다.
올해 40년째 삼성전자에 몸담고 있는 윤부회장은 비디오카세트레코더(VCR)를 손수 국산화해 수출한 엔지니어출신 CEO다. 윤부회장은 지난 98년 7월 한달에 무려 1700억원의 적자를 내는 삼성전자를 10조원대 수익을 내는 우량기업으로 육성했다.


윤부회장과 함께 이기태 사장, 황창규 사장, 최지성 사장, 이상완 사장, 이현봉 사장 등 각 사업부문 스타 CEO들도 삼성전자의 성장을 이끈 ‘창조적 리더’다.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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