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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CEO]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 “원격진료 선점위해 맞춤형 의료모델 개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1.12 20:54

수정 2014.11.04 19:34



"창업 초기 비약적인 성장으로 벤처성공 신화를 만들었고 이후 후발업체들의 출혈공세로 정체기를 겪었지만 이제 해외 의료시장 공략을 통해 비트컴퓨터는 '글로벌 벤처'로 제2 도약을 이뤄나가고 있다."

국내 통합 의료정보 솔루션 산업을 선도하는 비트컴퓨터의 조현정 회장(49)은 성장성 높은 'U-헬스(원격진료)'사업의 확대로 국내외 의료정보시장을 석권하겠다는 회사의 비전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회장의 자신감은 다름아닌 지난 23년의 비트컴퓨터 창업 역사에서 비롯된다.

비트컴퓨터는 소프트웨어산업의 인식과 기반이 취약하던 83년, 역시 생소하기 그지없던 의료보험 청구용 프로그램을 내걸고 창업에 도전, 단시간에 대박을 터트리며 '벤처 성공'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비트컴퓨터에는 대학생 벤처기업 1호, 대한민국 첫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서울 강남 테헤란밸리 첫 입주사, 병역특례업체 1호 등 숱한 명예 기록들이 따라다닌다.



당연히 명예에 걸맞은 회사 위상과 발전을 지켜내려는 조회장의 노력은 부단하고 고단할 수밖에 없다.

조회장이 찾은 해답은 비트컴퓨터의 '글로벌 벤처화'.

"개인별 맞춤형 의료 서비스 모델을 개척해 나갈 예정이다. 이미 오랫동안 이 분야에 투자를 통해 사업적 신장이 기대되고 있다. 또한 해외시장에 있어서는 일본, 태국 등 동남아시장에 이어 미국시장에도 진출했다. 내년부터는 매출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올릴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지난 10월에 미국의 유망한 의료정보업체인 노트워시 메디컬 시스템(Noteworthy Medical System), MSC(Medical Communication System,Inc.) 등과 미국시장 진출의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비트컴퓨터는 이미 일본, 태국 등 아시아시장 진출에 이어 유럽시장 전초기지로 우크라이나에 현재 원격의료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글로벌 벤처로 날갯짓하는 조회장에게 가장 큰 무기는 '무한한 창조력'이다. 그를 '창조적 프로그래머'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회장은 쉰 나이를 코 앞에 두고 있지만 지금도 끊임없이 '발상의 전환'을 통한 창조를 자신에게, 직원들에게, 벤처인들에게 가차없이 주문하고 있다.

비트컴퓨터의 초기 창업 이야기는 조회장의 '발상의 전환'을 대변해 주고 있다. 인하대 전자공학과 3학년이라는 대학생 신분으로 직원 2명과 비트컴퓨터를 세우고 첫 사무실로 삼은 곳이 다름아닌 호텔 객실이었다.

"호텔에 장기투숙할 경우 냉난방, 방범, 청소 문제가 모두 해결되고 무엇보다 하루 17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비용을 들이더라도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더 이익이라고 확신했다."

기업하는 사람들은 비용을 먼저 생각하고 효율을 따지지만 조회장은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다면 비용은 후순위라는 경영마인드로 사업을 밀어붙였던 것이다.

자본금 450만원으로 시작한 비트컴퓨터는 병원원무관리(PM/PA), 처방 전달시스템(OCS), 전자차트(EMR), 원격진료까지 넓히며 현재 직원 150명에 매출 200억원대 회사로 성장했다.

그의 창조적 발상은 회사 경영에도 투영돼 있다. 비트컴퓨터 어느 사무실에도 그 흔한 사훈은 보이지 않는다.

"비트컴퓨터 직원 90%가 아들을 낳았다. 저 또한 아들만 3명이고요. 이유는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다른 회사보다 적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우리 회사 벽면에는 슬로건 등을 대신해 좋은 그림이 많다. 기업 구성원에게 가장 큰 가치는 회사가 목표치를 설정해주는 것보다 자기 가치를 높이기 위한 환경과 자부심을 심어주는 것이다."

그는 창의적인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문화적인 면이 자연스럽게 녹아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회장과 비트컴퓨터의 성장신화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이 있다. 다름아닌 사회공헌 활동이다.

90년에 정보기술 엘리트 인력 양성을 통해 사회환원을 실천하고자 비트교육센터를 열었고 2000년에는 사재 20억원을 털어 '조현정 학술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이 재단에서는 그동안 115명의 장학생을 지원했다.

조회장은 "기업을 하는 것도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고 또 공헌하기 위해 기업을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돈을 많이 번 사람보다 사회에 보탬이 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벤처기업협회 회장으로 활동 중인 그는 "매출 1000억원대 벤처기업이 지난해 78개사였다. 괄목할 만한 성장으로 지금처럼 해 나간다면 벤처기업들은 2008년까지 수출 300억달러, 고용 200만명을 창출해 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글로벌 벤처를 향해 뛰는 조회장에게 '벤처 코리아'는 유형, 무형의 부를 창조하는 보고(寶庫)이자 미래 우리사회를 성장과 분배의 일등국가로 이끌 성장엔진이다.

/yoon@fnnews.com 윤정남기자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 약력 △49세 △경남 김해 △인하대 전자공학과 △인하대 명예공학 박사 △비트컴퓨터 설립 △벤처기업협회 회장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협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