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싱가포르 부동산 정책배우자/박일한기자
며칠 전 싱가포르의 도시재개발국(URA)을 방문했다. 방문에 앞서 국내 모 건설사가 시공하는 싱가포르 센토사 섬의 ‘오션프론트’ 아파트 현장을 둘러보고 궁금한 게 많았다. 평당 분양가격이 3350만원으로 이 나라에서 거의 최고가에 분양됐는 데도 두 달 만에 계약이 마감됐고 그 후 웃돈이 20% 이상 올랐다. 더구나 싱가포르의 민간아파트 값은 최근 고공행진하면서 1년 새 40%까지 치솟았다는 현지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서울 강남 집값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을 봐 온 지라 싱가포르 정부도 이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URA 관계자의 답변은 의외였다. 앙휘수안 공보팀장은 “그렇게 오른 곳은 없으며 부동산은 안정돼 있다. 정부 사이트에 매 분기 부동산 시세가 공개되니 확인해 보라”는 것이었다.
잠시 혼란스러울 즈음, 함께 현장을 찾았던 국내 건설사 관계자가 “여긴 민간시장은 거의 신경 쓰지 않아요. 지금 저쪽 관계자는 공공주택만 설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확인하니 정말 싱가포르 정부 관계자는 국민 80% 이상이 살고 있는 공공주택에 대한 설명을 한 것이었다. 민간주택 가격이 얼마 오르건 그쪽은 신경쓰지 않는다.
정부 주도로 치밀하게 통제되는 공공주택 시장과 철저히 시장 경제에 맡겨두는 민간주택 시장으로 이원화된 곳이 바로 싱가포르 주택시장이다.
정부는 국내 집값 안정대책으로 공공주택 소유자가 집을 팔 때는 반드시 정부에 되팔도록 하는 ‘환매조건부 분양’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제도 도입에 앞서 공공과 민간부문의 역할 및 공공주택 시장 상황이 싱가포르와 어떻게 다른지를 짚어 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서민을 위한 정책을 만든다면서 민간에 규제만 강화하는 정책을 남발한 탓에 시장은 이미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 싱가포르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몇 몇 제도가 아니다.
수십년간 일관되고 투명하게 진행된 부동산 정책의 신뢰성과 시장에 맡길 것은 철저히 맡기는 정부의 담담한 태도를 우리 정부가 먼저 배워야 하지 않을까.
/[email protected] 박일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