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5대책] 전문가 “반쪽 처방…시장기대 미흡”
정부의 11·15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방안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반쪽짜리 대책’으로 평가했다. 주택대출담보 규제와 주택공급 확대 등에는 점수를 줄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시장의 기대가 컸던 기존 재고주택에 대한 조치가 빠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사고 팔 수 있도록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할 것을 줄기차게 외쳐왔다. 죽어있는 시장을 정상으로 회복시켜 거래를 터 줌으로써 호가가 아닌 실거래가가 주도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집값도 일시적인 조정국면을 거친 후 재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다. 특히 내년 봄 이사철에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셋값이 크게 상승하면서 전체적인 집값 불안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내집마련 시기와 관련해서는 전문가 대부분 여력이 되면 지금 구매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반쪽 대책’, 시장 기대에 크게 미흡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공급확대에 대해서는 큰 점수를 줬다. 때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신도시 등을 통해 공급을 늘리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집값 안정에 큰 도움이 된다는 시각이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대표는 “전반적으로 천정부지로 치솟던 집값이 다소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공급확대 등으로 시장에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어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생각보다 강도가 약한 것 같다”면서 “8·31 대책때 조정국면이 3개월 정도 지속됐는 데 이번 대책은 그보다 짧을 것 같다”고 밝혔다.
곽창석 부동산퍼스트 전무는 “단기적으로는 매수세 위축 효과를 가져와 집값 안정에 다소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사철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기 때문에 그 효과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상언 유엔알 대표도 “총부채상환비율(DTI)을 투기과열지구까지 확대하면 주택경기가 다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고, 안명숙 우리은행 PB팀장은 “단기적인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재고시장 활성화 대책 절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의 가장 큰 문제로 기존 재고시장을 활성화하는 조치가 없다는 것을 꼽았다. 팔고 사고하는 거래를 활성화시켜 시장기능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 기능이 되살아날 경우 우선 호가 위주의 가격 움직임이 실거래가로 바뀌고, 부녀회나 중개업소를 통한 가격 담합도 방지하는 등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견해다.
곽창석 전무는 “예전 같으면 1000가구 규모의 단지에 보통 30∼40개의 매물이 쌓여 있는 데 지금은 1∼2개 뿐이니 매물부족으로 가격이 폭등하고 한 건만 거래되면 단지내 가격 기준이 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고 지적했다.
박원갑 부사장도 “세제를 손대지 않고서는 집값 안정을 도모하기 힘들다”면서 “양도세 완화 등의 세제 완화책이 선행되고 거래가 활발해야 집값이 누그러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상언 유엔알 대표는 “세제 완화책과 함께 시중 유동자금을 제도권으로 흡수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통해 시중에 떠 도는 530조원의 부동자금이 부동산으로 흘러드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집값 ‘일시 조정 후 상승세 지속’
안명숙 팀장은 “11·15 대책 이후 일시적으로 조정국면을 겪다가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언 대표도 “보합세를 보이다가 비수기 이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이들은 내년 봄 이사철에 접어들면 전셋값이 다시 들썩이고 중소형 아파트값이 뒤따를 것으로 우려했다.
박원갑 부사장과 곽창석 이사, 김영진 대표 등도 “가격 급락을 없을 것이고, 지속적으로 오르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는 정부가 지속적으로 양질의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기 때문에 신도시 입주가 시작되는 2010년 이후에는 안정국면에 들어서면서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김영진 대표와 박원갑 부사장은 “이런 상황에서도 진행돼 강남과 비강남, 우량아파트와 비우량아파트 등에 따라 집값 차이가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건 되면 연말 매입, 무주택자는 신도시 노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내년에도 집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기 때문에 자금 등 여건이 되면 조정국면에서 매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박원갑 부사장은 “대선 등 여러가지 변수로 내년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 여건만 된다면 지금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하지만 2008년 청약제도가 개편되기 때문에 40세 이상 10년 무주택자에다 부양가족이 많으면 기다리면서 신도시를 노리는 것이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김영진 대표는 “앞으로 5∼10년 동안 살 것이라고 생각하고 집을 구해야 한다”면서 “일단 대책이 발표된 만큼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매입 타이밍을 결정하고, 연말 양도세 중과를 피해 나오는 급매물도 노려봄직 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신홍범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