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APEC, 우리는 뭘 얻었나/오미영기자
베트남 하노이에서 18∼19일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각국 정상들은 치열한 외교전을 벌였다.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10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아시아·태평양 국가 정상들이 처음으로 각국의 안보에 대해 공식 논의하는 자리여서 중요성이 더 컸다
특히 조지 부시 대통령은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과 관련해 북한 선박의 검색에 대한 한국의 협조 및 국제적 공조를 얻어내는 데 외교력을 집중했다.
부시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첫 회담에서 대북 포위망 구축과 미사일 방어체제(MD)의 가속화, 주일미군 재배치 등 현안에서 협력을 확인했다.
일본 역시 미·일 정상회의에서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굳건한 미·일 동맹 관계를 재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아베 총리는 특히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에서 역사 문제로 반목했던 관계를 ‘친구’ 사이로 돌려놓는 데 성공했다.
후진타오 주석도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해 조기에 공동개발키로 가닥을 잡아 양국간 마찰 요인을 해소하는 외교력을 보였다. 중국은 또 에너지와 환경 문제에서 중·일간 대화를 확대키로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야스쿠니 참배나 역사인식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 않는 철저한 실리외교 전략을 취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중국과 일본, 한국 등 아시아 핵심국가에 대한 에너지 판매 외교에 힘을 쏟고 다른 한편으로는 러시아의 오랜 에너지 수출시장이었던 유럽을 견제하기 위한 발언의 장으로 이번 회담을 최대한 활용했다.
그러나 노대통령은 북한 핵문제에 발목이 잡혀 외교적 활약상을 보여주지 못했다. 미국, 일본, 러시아 등 잇단 정상회담에서도 북핵 등 주요 현안에서 진전된 결과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APEC 정상회의가 한국의 무대가 되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