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펀드시대 ‘활짝’-실물펀드 상품

김시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실물 펀드의 유혹에 빠져볼까.’

올 들어 실물 펀드에 대한 시장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내외 변수에 휘둘리는 ‘주식’ 대신 국내외 실물 펀드가 대체투자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과 투자자들의 커진 관심을 반영하듯 관련업계에서도 ‘아트 펀드·한우 펀드·유전개발 펀드’ 등 이색 실물 펀드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실물 펀드는 최근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률이 높아지고 있다. 또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고 있어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북한 핵실험 이후 실물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실물펀드의 진화 어디까지(?)

실물 펀드란 선박·부동산 등 실물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다. 시중은행 금리의 두 배 이상되는 수익률을 제공하는 고수익 고리스크가 특징이다. 과거 금·은 등 원자재나 옥수수·밀, 부동산·선박 등에 국한됐던 실물 펀드 분야는 최근 들어 실생활과 관련된 영역으로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TV 드라마에 투자하는 ‘드라마 펀드’, 농산물이나 축산물에 투자하는 ‘한우 펀드’, 유명 화가의 작품에 투자하는 ‘아트 펀드’의 등장이 그 대표적인 예다.

현대와이즈자산운용은 얼마 전 예상 목표 수익률 11%대의 ‘현대와이즈 드라마 사모 특별자산 투자신탁 1호’를 설정했다. 마이에셋자산운용은 펀드를 통해 모은 자금으로 6개월된 송아지 2000마리를 키워 수익을 내는 ‘마이에셋사모웰빙한우펀드’를 내놓았다.

지난 9월 굿모닝신한증권은 백남준·지다춘 등 한국과 중국의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사고 팔아 수익을 내는 ‘서울명품아트사모1호펀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상품은 95%를 미술품에 투자하며 예상수익률은 연 10%+α.

이처럼 관련 업계에서 실생활과 밀접하면서도 안정적인 고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실물 펀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점은 향후 실물 펀드 시장의 성장 여력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산가들의 여유자금이 실물자산 투자를 위해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주식형·채권형 펀드 수익률이 기대에 차지 않고 자산을 운용할 투자처가 부재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실물 펀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한화증권 홍은미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 지점장은 “실물자산 등의 특별자산펀드가 활성화되고 있다”면서 “부동산 펀드들이 가라앉으면서 아트 펀드, 고철관련 펀드, 뮤지컬 펀드, 드라마 펀드 등 사모 펀드가 다양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값 오르면 수익률 쑥쑥

옥수수나, 밀, 금과 은 등은 국제 원자재 가격과 연동해 수익률이 변화한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수익률도 오르는 식이다. 가령 올해 미국 중서부의 옥수수 생산량이 추운 날씨로 예년보다 감소하면 옥수수 가격이 오르게 되고 관련 펀드의 수익률도 오르는 것이다.

미래에셋맵스 로저스 Commodity 인덱스 파생상품 펀드의 경우 로저스가 개발한 상품지수인 RICI지수를 벤치마크해 투자하는 상품이다. 밀·옥수수·면화·수수 등의 농산물과 금·알루미늄 등 금속, 에너지 관련 실물 등 총 36개 실물 상품의 지수선물에 투자한다. 지난 14일 현재 1개월 수익률은 6.21%.

대투운용이 운용하는 대한FirstClass옥수수설탕파생상품1 펀드의 경우 3개월 수익률은 3.13%이지만 최근 1개월 수익률은 5.00%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관련 펀드들의 수익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제 원자재들의 수급이 타이트하게 이뤄지고 있어 장기적으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상품펀드 전문가 로저스는 “원자재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원자재 랠리가 2014년에서 2022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장기적으로 원자재 실물 펀드에 대한 투자 매력이 있는 이유다.

■유전개발펀드 도입으로 관심집중

해외자원개발사업 개정법에 근거해 선보이는 유전개발펀드는 이제 막 달아오른 실물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더욱 증폭시킬 매개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개정법은 일부 석유개발전문회사만이 투자할 수 있었던 해외유전개발사업에 국내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의 참여를 보장했다. 이에 따라 한국석유공사가 출자 중인 베트남 15-1광구에 투자하는 유전개발펀드1호가 오는 29일 공모에 들어갈 예정. 최소 청약금은 100만원으로 예정돼 평소 관심 있는 소액 투자자들도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펀드운용사인 한국투신운용에 따르면 유전개발펀드는 한동안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선박 펀드보다 높은 7∼8%의 수익률을 올리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2008년까지 3억원 이하 투자자에 대해 배당 수익을 비과세하는 세제 혜택까지 기대할 수 있어 투자 매력이 한층 커졌다.

하지만 국제 원유가가 하향 안정화하면서 원유에 투자하는 실물 펀드의 수익률이 다소 부진한 점을 고려한 투자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야 성공

최근 실물 펀드의 수익률은 사실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충족하기에 부족함이 없지 않다. 배럴당 75달러를 넘어섰던 국제유가가 50달러 대로 낮아지고 옥수수나 설탕 펀드에 영향을 미치는 설탕의 선물가격 역시 하락세를 보이는 등 원자재 가격이 상반기에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좀처럼 수익률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1∼2개월새 원자재 가격 랠리가 재점화되면서 점차 수익률을 회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물 펀드가 재차 조명받는 이유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자산운용사와 외국의 상품관련 투자펀드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6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최근 1∼3개월 수익률이 높게 나타난 것과는 대조적인 것. 결국 최근 원자재 가격 랠리가 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물 펀드는 주식시장과의 연관성이 적고 상품이 다양해 선택만 잘하면 고수익을 거둘 수 있는 종목이 나올 수 있지만 상품별로 수익률 차이가 커 분산투자 원칙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성태 WM지원부장은 “실물 펀드는 유동성 제약이 있어 여유자금으로 투자해야 하고 일정 비율 이내에서 분산투자 해야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상적인 투자 방법으로 전문가들은 전체 자산의 10% 이내 범위에서 분산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제로인 최상길 상무는 “단기 수익을 목표로 한다면 실물 펀드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이제 원자재 가격 랠리가 시작 단계이고 천연자원의 품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장기적으로 2∼3년 정도 길게 내다본다면 투자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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