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교육면(톱기사)=토종 MBA 꿈틀거린다

장승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토종 MBA(경영전문대학원)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외국에 비해 싼 등록금과 질높은 교육 등으로 국내 직장인들이 국내 MBA로 몰려들면서 주요 대학들이 속속 문을 열고 있는 것이다.

22일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설립인가를 받은 MBA는 지난 9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전남대 등 7개 대학에 이어 10월 숙명여대, 중앙대 등 5개 대학이 추가로 설립인가를 받았다.

국내 MBA과정은 지난 90년대 말 연세대학교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일부 대학이 특수대학원 형식으로 과정을 만들기는 했지만 교육부의 인허가를 거쳐 이수과정이 제도화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내 대학에 MBA과정을 설립토록 한 것은 글로벌 기준에 맞는 학위을 제공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면 “설립기준에 맞는 대학들이 신청하면 계속 인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교육부 방침에 따라 지방 대학들도 MBA과정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교육부에 MBA과정 설립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일부 지방대학들은 교원을 더 확보하고 시설을 보충한 뒤 내년에 MBA과정 설립인가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MBA의 가장 큰 장점은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학비와 높은 교육의 질이 꼽힌다.

우선 미국 대학의 MBA과정은 장학금이 극소수 자국민에게만 제공돼 국내 지자들은 고액의 수업료를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일례로 2006∼2007학년도 미국 뉴욕대(NYU) MBA 과정인 스턴 비즈니스 스쿨의 수업료는 4만586달러다. 여기에 기숙사비, 교재비, 외국인 학생 보험료, 체제비 등을 포함하면 7만달러로 우리돈으로 6600만원에 이른다. 2년과정을 다니면 1억원 이상을 지출해야 한다. 더욱이 생활비 등을 포함하면 엄청난 비용을 들여야 한다.

반면 국내 한 사립대의 MBA 과정 등록금(1년 기준)은 4000만원선. 교재비는 100만원 등으로 외국대학 MBA과정과 비교하면 부담은 크게 줄어든다. 게다가 집에서 다닐 수 있는 만큼 추가 부담이 없다.

교육의 질도 꽤 높다는 게 중론이다. MBA 과정당 외국인 교수가 30명,강의는 100% 영어로 진행돼 굳이 외국에 나갈 필요가 없다.특히 일부 과정은 외국대학과 교환형식으로 짜여져 있다. 서울대는 미국 듀크대, 연세대는 퍼듀대, 세종대는 시러큐스대 등과 각각 교류하거나 복수학위제를 운영중이다.

MBA 과정을 개설한 주요 대학들은 이색적인 MBA과정도 속속 개설하고 있다.지난 10월 MBA과정을 인가 받은 숙명여대는 르 꼬르동 블루 인터내셔널과 합작한 서비스 전문 MBA과정 ‘숙명여대 르 꼬르동 블루 호스피탈리티 MBA’를 출범시켰다.

르 꼬르동 블루는 지난 1895년 설립된 외식경영 전문 교육기관으로 지금은 서비스 산업 전반에 관한 교육을 맡고 있다. 숙명여대가 추진하는 이번 과정은 호텔, 리조트, 레스토랑, 프랜차이징, 레저 등 서비스 산업 경영과정을 위한 전문 교육 프로그램들로 짜여져 있다.

특히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대학, 와세다 대학, 멕시코 아나우악대학, MIB대학 등과 똑같은 글로벌 콘텐츠로 과정이 짜여져 있어 이들과 동일한 MBA학위가 수여된다.

3월 첫 수업이 시작될 숙명여대 르 꼬르동 블루 호스피탈리티 MBA는 오는 30일까지 원서를 접수하며 주간과 야간 각각 20명씩을 선발한다. 남학생도 입학이 가능하다.

또 동국대는 내년 3월 개강을 목표로 문화경영전문과정 MBA를 개설했다. 다른 대학과 차별화를 위해 동국대가 야심차게 준비한 이 과정은 불교, 연극·영화, 국문학 등 문화예술 분야의 강점을 총망라해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동국대의 문화경영전문과정 MBA는 문화 예술 관련 분야에서 2년이상의 경력을 갖고 있는 실무자를 대상으로 실시되며 문화경영, 예술경영, 이벤트 기획 등 전문영역을 가르친다. 30명으로 구성될 이번 과정은 야간에 진행되며 오는 30일까지 원서를 받는다.

이밖에 한국정보통신대학교는 정보기술(IT)관련 경영 전문가 양성에, 중앙대학교는 신흥시장인 브릭스(BRIC’s) 시장 전문가 양성에 각각 초점을 맞춰 MBA과정을 열 계획이다.

그러나 토종 MBA과정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전세계 유수의 대학과 어깨를 겨누기 위해서는 그만한 교육의 질이 보장되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학교측의 재정투자가 급선무다.

또한 옛 특수대학원 성격의 경영대학원을 그대로 답습해서도 안된다. 일부대학은 과정 명칭만 바뀌었을 뿐 학점과 등록금을 올리는 ‘요식 행위’를 밟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수요를 의식해 MBA과정을 무리하게 1년으로 압축한 점, 미진한 외국인 학생 비율 등은 학교측이 제고해야할 부분이라고 학계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 [email protected]장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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