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외환銀 매각파기”…국민銀 압박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이 국민은행과 맺은 외환은행 매각계약을 파기할 가능성이 있고 이를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힘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 수사 등으로 상당한 압박을 받아 온 론스타로서는 현재 취할 수 있는 대응은 크게 세가지다.
우선 국민은행과의 협상을 이 상태로 유지한 채 외환은행 배당을 이끌어 내 일단 투자금 중 일부라도 회수하는 방법이 있다. 또 국민은행과의 계약을 파기한 후 배당을 받고 해외에서 제3자 매각처를 물색하는 방안이다. 마지막으로는 배당을 포기하면서 대규모 매각차익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검찰 수사결과가 종결지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이는 그레이켄 회장의 언급에 비춰보면 극히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이에 따라 금융계에서는 검찰 수사로 투자이익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론스타의 ‘매각계약 파기 가능성’ 언급을 다목적용 포석으로 사용될 수 있는 카드로 해석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 한해 동안 외환은행 인수에 막대한 공을 들여왔다. 해외 진출 전략도 자체적으로 구상하고 있지만 국내 최강의 해외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자연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자산면에서도 두 은행 합병시 국내에서는 어느 은행도 쉽게 근접할 수 없는 수준에 오르게 된다.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는 론스타가 막대한 매각차익을 져버리지 못할 만큼 매력적인 셈이다.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의 매각파기 언급은 국민은행의 이같은 심정을 이미 파악하고 매각대금 납입을 결심토록 유도하거나 최소한 배당에 있어서 국민은행이 반대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압박용이라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한국 검찰수사의 조기종결을 촉구하는 ‘정치적 제스처’일 공산도 크다.
이같은 분석이 힘을 얻는 것은 론스타가 다른 곳에 외환은행을 매각하기가 쉽지 않다는데 있다.
만약 론스타가 해외 또는 국내에서 제3의 외환은행 인수자를 물색한다고 해도 금융감독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 금융당국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는 점, 특히 검찰의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지분을 무턱대고 인수할 투자기관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론스타는 펀드의 성격상 통산 3∼5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투자 자금과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줘야 한다.
특히 지난 5월말 국민은행과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출입은행과 코메르츠방크 콜옵션을 사들이기 위해 씨티은행에서 당시 리보+1.50%(6.89%) 이자율로 8억5000만달러(약 7990억원)를 차입했다. 대출기간이 6개월이어서 오는 30일 만기가 돌아와 갚거나 연장해야 하는 처지로 알려졌다. 자금 회수가 급한 상황에서 론스타는 배당이라고 해야하는 상황에서 ‘매각 파기’ 언급으로 한국내 좋지 않은 여론을 돌파하려고 한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매각파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국민은행과의 계약조건이 론스타쪽에 유리하더라도 언제까지 매각을 지연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 론스타의 입장이다. 또 그레이켄 회장이 종전 ‘매각파기’ 언급을 한 적은 있었지만 실제 내부에서 이를 논의중이라고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실제 매각파기까지 간다면 국민은행과 론스타 모두에게 적지 않은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신한과 우리, 하나은행 등 경쟁자들이 그동안 해외진출 부문에서 상당한 진척을 보여왔기 때문에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도 소매금융중심의 국민은행은 새로운 경영전략을 짤 수밖에 없다. 또 외환은행 인수가 안될 때 국민과 신한, 우리은행의 자산규모가 막상막하 수준이다. 세 은행이 본격적으로 경쟁에 나설 경우 언제든지 국내 1위 은행 자리가 뒤바뀔 수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만약 국민은행과 외환은행 합병이 물 건너 갈 경우 국민과 신한, 우리은행은 국내 1위 은행 자리를 놓고 불꽃튀는 경쟁체제에 들어갈 것이며 이 경우 국민은행의 잠재경쟁력이 다른 은행보다 우수하다고 판단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론스타로서도 국내 금융환경을 고려할 때 해외에서 외환은행 인수자를 찾아봐야 하는데 일단 검찰에 의해 외환은행이 ‘흠 있는 물건’으로 치부된 만큼 매각가격이 크게 하락할 수밖에 없어 기대했던 매각차익을 챙기기는 쉽지 않아질 것이 확실시 된다.
한편 외환은행 되찾기 범국민운동본부는 론스타와 국민은행 매각계약이 파기될 경우 제3자 매각이 아닌 외환은행 독자생존 방안을 적극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박성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