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업 위기이자 기회”
자산운용업의 국경 간 거래가 허용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될 경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2일 한국자산운용협회가 한국증권연구원에 용역 의뢰한 ‘한·미 FTA 협상이 자산운용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자산운용업의 국경 간 거래가 허용될 경우 운용기업 등 운용능력 위축으로 국내 자산운용산업의 부진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아울러 해외 위탁 증가로 국내 운용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한·미 FTA 쟁점, 국경간 거래
한·미 FTA 협상의 쟁점은 ‘국경간 거래다.
미국 측 초안에 따르면 이 부문의 개방항목에 ‘집합투자기구(CIS)에 대한 투자자문 및 자산운용서비스’ 부문이 포함됐다. 아울러 아직 개방되지 않은 상업적주재 범위에 대해서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보고서는 ‘국경간거래’ 개방이 투자 대상을 확대하고 운용기법을 선진화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외국펀드가 국내 펀드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우려했다. 미국의 요구대로 상업적 주재 없이 국경 간 거래가 허용될 경우 펀드 관련 세제 혜택 등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외국자산운용사의 지나친 비중 확대는 증시를 통한 자금배분과 주식·채권 등 유가증권의 가격 결정, 시장 기능에 대한 영향력이 확대돼 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
현재 외국 자본의 주식시장 보유 비중은 지난 97년 5%에 불과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및 IMF를 거치면서 40.1%(2004년말 기준)까지 높아졌다. 외국계 자산운용사 수도 2001년 6개사에서 7월말 현재 12개사로 2배가량 증가했다. 시장점유율 역시 지난 2000년 3.3%에서 올 1·4분기 현재 17.1%로 커졌다.
증권연구원 김필규 연구원은 “외국계 운용사들은 ‘빅3’를 노리고 있고 영향력과 진출이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아울러 펀드 투자자 보호 및 과련 조항이 유명무실해지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위기이자 기회, 최악의 시나리오 준비해야
한·미 FTA에서 체결 가능한 4가지 시나리오가 제시됐다.
보고서는 국경간거래 허용 범위가 △국경간거래를 통해 펀드를 국내에 직접 설립하거나 모집, 광고하는 방식 △국내 운용사가 설정한 펀드를 상업적주재가 없는 외국사에 운용하는 방식으로 허용 △위탁은 하되 비중을 제한하는 방식 △위탁은 하되 해외자산으로 한정하는 방식 등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필규 연구원은 “FTA에 따른 시장은 양면성을 갖고 있는 만큼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협상전략이 추진돼야 한다”면서 “협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자 보호 및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로 미국에 비해 다소 느슨한 등록자격이나 허용 범위에 대한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FTA협상전략으로 △CIS의 국경간거래는 투자자문과 자산운용서비스에 제한(펀드 설정 및 판매가 대상이 아님을 명문화)해 개방 △국경간 거래를 하용하되 운용대상과 비중을 제한 △외화표시 해외자산의 위탁만을 허용 △해외 운용위탁 비중을 펀드자산의 일부로 비중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자산운용업계도 비관적인 시나리오에 근거해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운용능력 제고를 통한 자산운용시장 활성화 △다양한 상품개발 능력제고 및 판매채널 확대 △투자 저변확대 및 투자자의 다양화 △펀드 규모 확대를 통한 운용효율성 제고 △펀드관련 공시 및 감시기능을 강화하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김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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