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법 전망대] 구호자보호법 제정 필요
B씨는 지난 2004년 8월 괌 여행을 위해 인천공항에 갔다가 한 남자가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황급히 이 남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등 응급처치를 했지만 1시간 만에 숨졌다. B씨는 사건 후 두 달여가 지났을 무렵 난데없이 경찰서에 출석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유가족이 B씨를 고발했다고 했다. B씨는 합의금을 요구하는 유가족의 전화공세에 대인기피증까지 생겼다. 이는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아라”는 식이다.
응급구호 과정에서 구호자의 노력에도 피구호자가 신체의 손상을 입거나 사망하는 등의 경우 오히려 구호자가 피구호자측에 손해배상을 하거나 민·형사상 소송을 당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구호자 보호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구호 의무가 있는 119 구조대원의 경우 구호활동을 피할 수 없는 데도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지닌 자 외에는 법적 책임을 면할 수 없는 실정이다.
‘2006 소방행정 및 통계자료’에 따르면 구호 활동을 통해 이송된 환자 수가 2005년 116만5370명이나 되는 데도 구호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법 규정이 없다. 반면 프랑스, 일본 등은 구호자를 법으로 보호할뿐 아니라 위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에 대한 구호를 의무로 규정하고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처벌까지 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이 발의한 ‘구호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이 계류 중이다. 이 법률안은 구호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구호행위로 생기는 결과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감면해 줌으로써 구호자가 구호 활동을 적극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법률안을 심사할 때에 그 취지를 고려해 구호자가 구호 활동으로 인해 오히려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되 형법(제268조)에서 의사 등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성이 있는 업무에 종사하는 자에 대해서는 고도의 주의의무가 부과돼 있다고 보아 오히려 형을 무겁게 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현행 법체계와 관계 등에 대해 심도 있고 면밀한 법적 검토가 요구된다.
/이진구 국회법제실 법제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