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新 성장전략 글로벌 제휴 뜬다] 국경·업종 넘어 ‘적과의 동침’

노종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최근의 기업간 관계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는 말로 대변된다.

삼성과 LG, SK, 현대차, 포스코 등 국내 대기업들은 국내외 시장에서 상호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때로는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

전자부문에서는 삼성과 LG, 이동통신시장에서는 LG와 SK, 철강시장에서는 현대차와 포스코가 경쟁관계이지만 국내 기업간 제휴관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90년대 말 이후 기업간 제휴바람이 불면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기술, 마케팅, 생산 등에서 거미줄 처럼 얽힌 제휴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 알고 보면 제휴로 얽힌 사촌관계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올 초 양사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상호 할인 혜택을 주는 마케팅 제휴 행사를 벌였다. 현대차를 구입할 경우 삼성전자의 PDP·LCD TV를 싸게 살 수 있고 삼성전자 TV를 구입하면 반대로 에쿠스나 쏘나타의 가격을 깎아주는 방식이다. 현대자동차는 LG화학, LS전선 등 범 LG가(家)와 하이브리드용 2차전지를 개발중이다. 삼성과 LG의 주력사들이 현대차를 매개로 사촌관계를 맺고 있는 셈이다.

계열사간 거래는 더욱 활발해 삼성전기와 삼성SDI가 일부 부품을 LG전자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 계열기업인 LG화학은 삼성전자에 편광판을 공급한바 있다.

철강분야에서 현대제철과 경쟁관계인 포스코는 최근 현대차와 공동으로 초고강도 자동차 강판을 개발했다. 포스코는 LG그룹의 LG상사와 합작으로 인도에 전기강판 공장을 짓고 있다.

이같은 기업간 거미줄 제휴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전자와 일본의 소니는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를 다투는 경쟁관계이지만 합작으로 S-LCD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본의 도시바와도 반도체, LCD등에서 경쟁하고 있지만 기술공유 특허계약을 맺고 있다. 반도체 1위 업체인 인텔과도 마찬가지다. LG전자는 PDP분쟁을 벌인 마쯔시다와 에어컨 부문에서 기술제휴를 맺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업체간 제휴가 활발해짐에 따라 분야에 따라 적이자 동시에 동지의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며 “디지털 시대에는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고 있으며 이해관계에 따라 경쟁사와의 협력과 제휴가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06년 글로벌 기업 동향’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기업들이 규모 확장을 통한 ‘글로벌 과점화’를 시도하고 발빠른 합종연횡으로 글로벌 표준을 선점하려는 노력이 점차 구체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제휴가 성장의 발판

전략적 제휴는 상호협력을 바탕으로 기술·생산·자본 등의 기업 기능에 2개 또는 다수의 기업이 제휴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간 협력 형태의 하나로 기업들이 경쟁 우위 요소를 바탕으로 전략적 상호 협력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다른 기업보다 경쟁적 우위를 확보하고자 하는 경영전략이다. 삼성, LG등이 전략적으로 글로벌 제휴를 강화하고 있는 이유다.

최근에는 기업규모나 업종에 관계없이 대기업과 벤처기업간에도 이뤄지는 등 기업 경영의 핵심요소로 떠올랐다. 특히 기술혁신 속도가 빠른 전자 등 첨단제조 분야에서 신기술 습득과 새로운 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은행·보험·항공·운송 등과 같은 서비스 부문에서도 전략적 제휴가 잇따르는 등 산업 전 분야로 확산됐다.

제휴내용도 기술, 조달, 생산, 판매 등에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형태면에서도 기능상의 협력에서부터 공동으로 투자해 지분을 갖는 합작투자까지 다양하다. 삼성과 소니가 합작한 S-LCD가 대표적 예다.

기업들이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는 것은 기존 합병이나 독립기업간의 외부거래보다 원하는 기술이나 능력을 얻는데 효과적이고 저렴하기 때문이다.

특히 규모의 경제성 추구, 위험 및 투자비용의 분산, 경쟁우위 자산의 보완적 공유, 기술획득 및 이전수단, 시장의 신규진입과 확대모색, 과다한 경쟁방지 등이 제휴의 구체적 동기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내수규모가 적은데다 핵심기술이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과정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간의 인수합병(M&A)이나 전략적 제휴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노종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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