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억대 금품 수수…방송사 외주제작 비리 드러나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1.30 18:02

수정 2014.11.04 15:41


방송사, 드라마 외주제작사, 광고 대행사 간 금품수수와 관련된 조직적인 비리가 검찰 수사에서 밝혀졌다.

특히 모 방송사 전직 PD는 인기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협찬사 선정 등의 대가로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돼, 방송사들은 사태 확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그동안 풍문으로만 떠돌던 외주 제작 방송드라마의 금품수수 사실 확인으로 시청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드라마 협찬사 선정 및 간접광고 등의 대가로 1억원에 가까운 금품을 수뢰한 전 방송사 PD 김모씨(38)와 소품담당 감독 박모씨(50)를 지난 29일 구속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 3개 방송사 관련자 10여명이 드라마 제작과정에서 금품을 받거나 드라마 제작비를 횡령한 혐의를 포착, 앞으로 방송사 외주제작 PD 등에게 금품을 건낸 광고사 직원들에 대한 수사 여부도 주목된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통해 방송사와 드라마 외주제작사, 광고대행사간의 관행화된 구조적인 비리를 확인한 것으로 자신했다.
또한 방송사가 드라마를 외주 제작할 경우 방송사 PD가 제작사에 파견돼 드라마 제작 과정을 감독하는 과정에서 협찬사 및 출연자 선정, 간접광고 등의 문제로 유착되는 일이 벌어지게 된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구속된 김 PD의 경우 구체적인 액수까지 정해서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방송계의 비리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 하는 말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 10월19일 열린 방송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각 방송사가 드라마 세트장 건립을 위해 지방자치단체를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앞으로 검찰의 수사 확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당시 국정감사에 따르면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세트장은 55억7000만원 중 전북 부안군이 50억원을 댔다.
‘해신’은 51억5000만원 중 전남 완도군이 50억원을 지원해 건설했다. ‘서울 1945’도 55억원을 경남 합천군이 전액 부담해 건설했으나 이들 지자체가 전국에서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지적됐다.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중인 드라마 ‘주몽’의 경우 나주 드라마세트장 건립 관련, 현지 지방자치단체가 농지법·산림법·문화재법 등 관계법령을 준수했는지 여부가 문제되기도 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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