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韓銀 독립성 지켜지고 있나/김용민기자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의 독립성은 지켜지고 있는가. 실제로는 어떨지 몰라도 겉으로는 요즘 영 모양새를 구겼다. 한은의 독자적 권한을 위협하는 외부의 간섭이 지나치다. 의도적인 것이라면 매우 우려스럽다. 의도적이지 않았다하더라도 짚고 넘어가야 간섭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다. 지난달 중순 금융감독원은 국민은행 등 국내 5대 시중은행장들을 불러 주택담보대출 자제를 요청했다.

금감원의 이같은 요청은 은행들의 대출총량을 규제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됐다. 금감원은 단지 자제를 요청했을 뿐 대출총량을 규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이 정도면 총량규제라고 봐도 지나치지 않다. 문제는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총량규제는 한은의 고유 권한이라는 점이다. 이 권한을 갖고 있는 한은의 이성태 총재는 지난달 9일 금통위 개최 직후 대출총량규제는 여러 부작용이 많다며 시행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불과 며칠 후 금감원은 시중은행장들을 불러모아 사실상의 대출규제 조치를 주문했다. 월권으로 한은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사례다. 그런 권유가 필요하다해도 그건 한은 몫에 가깝다.

사례는 또 있다. 지난달 23일 한은 금통위는 지분율 인상조치를 취했다. 후진적인 통화정책이라는 비판이 많은데다 부동산문제 등으로 예민한 사안이기 때문에 극도의 보완이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금통위는 지준율인상 조치를 취했다. 이날 이총재의 얼굴에는 당혹스러운 모습이 역력했다. 기가 막힐 것이다. 한은은 정부당국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왜 이 같은 일이 자주 발생할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한은의 권위와 당국의 과잉의욕이다. 하지만 더욱 가깝게는 업무 영역이 모호하거나 헛점이 없는 지 살펴봐야한다. 모호한 구석이 있다면 더 구체화시켜야한다. 또 금통위 안건을 사전에 재경부에 통보하도록한 한은법 시행령이 독립성을 위협할 소지는 없는 지 따져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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