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갓집 찾다가 길 잃어 엄마는 포장마차 한듯”부모 찾는 김재연씨

송동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어릴 때는 나에게 엄마, 아빠는 없다. 형제도 아무도 없고 이 세상에는 나 혼자뿐이라고 생각하며 자랐어요.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이상하게 부모에 대한 생각이 더 나고 꼭 한 번만이라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창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응석이나 부릴 나이에 가족과 헤어져 갖은 고생을 다하며 살아온 김재연씨(37·어릴적 이름은 박성철). 어느덧 마흔이 가까워진 그가 꿈 속에서도 그리던 어머니와 두 살 터울의 남동생을 애타게 찾고 있다.

“가끔 꿈 속에서도 엄마를 만나는 꿈을 꾼다”며 김씨는 어머니에 대한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렸다. 김씨는 5∼6세 때인 지난 1975년께 어머니가 어떤 아저씨와 싸우는 것을 여러 번 목격했다고 한다. 그런 집이 어린 마음에 너무 싫어 외갓집에 간다고 집을 나왔다가 길을 잃게 된 것. “외갓집은 차를 여러 번 갈아타고 멀리 걸어간 기억이 나는데 소도 키우는 시골이었어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외삼촌도 계셨던 게 어렴풋이 생각이 나요.”

김씨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고 당시 어머니가 버스 종점같은 곳에 있는 건물 안에서 포장마차를 한 것 같다고 한다. 또 어머니가 장사하던 곳 뒤편에는 교회가 있었는데 남동생과 함께 교회를 다녔고 그 교회에 불이 났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김씨는 가족과 헤어진 후 서울 응암동에 있는 ‘소년의 집’에서 생활하며 초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사회로 나왔다. 갖은 고생을 다하며 검정고시로 중학교 과정도 마쳤다.

김씨는 이제껏 살아오면서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마음의 상처’로 남은 것이 많다. 특히 명절 때 한복을 입은 어린이들이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어디론가 가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가슴이 아팠다고 한다.

지금은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도 해 어엿한 가정을 이뤘다. 하루하루가 고되고 그리 넉넉지 않은 생활이지만 부부가 맞벌이를 하며 열심히 살고 있다.

끝으로 어머니를 만나면 무슨 말을 하겠느냐고 물었다. 김씨는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킨 뒤 아이처럼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말했다. “엄마, 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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