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보다 ‘이슈현안’ 우선 정기국회 5일남아 역부족
비정규직 법안이 2년여 만에 진통 끝에 국회를 통과됨에 따라 장기간 계류중인 각종 민생법안 처리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더욱이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물론, 한나라당도 식물국회라는 따가운 여론을 의식, 민생법안 처리에 적극 협조할 태세다.
그러나 사학법 개정을 놓고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고 한나라당은 이재정 통일부 장관 내정자와 정연주 KBS 사장 임명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다 우리당은 통합신당과 관련해 내홍을 겪고 있기 때문에 불과 닷새밖에 남지 않은 회기 중 민생법안을 다 처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잠자는 법안 3000여건에 육박
3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대기 중인 법안은 국민연금법 개정안 등 295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3100여건에서 전효숙 헌재소장 임명 철회 이후 여야가 지난 1일 하루 동안 비정규직 보호 3법 등 34건을 처리하는 등 여야가 합심해 법안처리에 힘쓴 결과 조금 준 것이다.
그러나 여야가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지난 16대 국회에 접수된 법률안(2507건)만큼이 대기 중이고 해당 상임위를 통과해 법사위에 계류된 법안도 310여건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연금법 개정안 처리관심
국회에 계류돼 있는 주요 민생법안으로는 △국민연금법 개정안 △사법개혁법안 △변호사법 △형사소송법 △노인수발보험법 △기초연금도입법 △이자제한법 △주택법 △세제개편안 △자본시장통합법 등이 꼽히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법 개정안의 정기국회 통과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연금 재정 안정을 위한 보험료 인상 및 급여율 인하를 담고 있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지난달 30일 보건복지위를 통과했으나 복지위 통과시 반대표 9표 중 8표가 한나라당에서 나온 것으로 국회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민주노동당과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는 지난 98년 외환위기 때 없어진 이자제한법 부활을 외치고 있다. 민노당 권영길 대표는 “최고 이자율을 연 25%로 제한하는 이자제한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자제한법을 ‘참여연대 중요 민생 과제’로 선정, 국회를 압박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자제한법과 함께 △보증인보호를 위한 특별법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개정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 △주택법 개정 △임대주택법 개정 등을 중요 민생법안으로 선정한 상태다.
■사학법 처리 난항예상
사학법 처리는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1일 열린우리당은 지난해 12월 통과된 사학법 재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은영 제6정조위원장은 “대치 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사학법 시행에 따른 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사학법 재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우리당이 이번에 제출한 개정안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는 ‘개방형 이사제’는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개방형 이사제를 건드리지 않은 사학법 재개정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사학법 재개정의 경우 기존 당론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하는 사법개혁법안은 민생법안과 연계돼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변호사 출신 의원들의 강력한 반대로 여전히 상임위에 묶여 있다. 우리당은 사법개혁법안을 정기국회 회기내 처리하는 것을 당론으로 정하고 한나라당을 설득하고 있다. 하지만 법사위 소속 의원 17명 중 11명이 율사 출신으로 이 역시 진통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정기국회에서 이들 법안이 모두 통과될지 의문이다.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기국회가 불과 5일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이지현 팀장은 “17대 국회의 큰 변화 중 하나가 법안 발의가 활발해졌다는 것이지만 국회가 이를 소화하지 못하고 정쟁으로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작은 권리찾기 운동본부’ 권오재 간사도 “국회가 민생법안을 외면하는 것은 국회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행동”이라며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국회 압박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전용기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