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역류성 후두염,내 목소리가 달라졌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2.04 17:31

수정 2014.11.04 15:34


보통 회식이나 망년회를 하게 되면 술을 마신 후 노래방을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같은 음주문화로 인해 코골이를 앓게 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골이의 원인은 바로 역류성 후두염 때문이다. 술은 위산을 역류시켜 역류성 후두염을 부른다. 이는 후두를 자극해 수면무호흡과 코골이를 더 악화시킨다.



보통 코골이는 보통 상기도가 막혀 일어나는데 알코올을 섭취한 뒤 고성을 지르면 후두에 염증이 생겨 더 심해지는 것이다.

음성전문치료기관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역류성 후두염을 앓는 환자의 약 35%가 코골이 증상을 보인다”며 “코골이는 수면 무호흡증, 조간 두통 등을 만들어 피로를 누적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어떻게 발생하나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하부식도괄약근의 압력을 감소시키고 위장의 연동운동을 방해해 위장관의 이상수축을 일으킨다. 이는 곧 위산 역류로 이어진다. 그동안 알코올을 통한 음성변화는 혈관확장작용과 근육의 이완작용으로 성대 점막 충혈 및 발성에 관여하는 후두근의 이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술이 아니더라도 담배를 피거나 초콜릿 등 자극성 식품을 섭취했을 때 위액이 역류하면 성대를 자극해 역류성 후두염이 얻을 수 있다. 역류성 후두염으로 부은 성대는 특히 수면 무호흡증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해 위험하다. 수면무호흡증은 조간 두통 등으로 이어져 피로가 누적되는 현상으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역류성 후두염은 비감염성 후두염으로 인해 쉰목소리, 기침, 음성피로, 이물감, 과도한 헛기침, 발성장애, 경도의 삼킴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노래방에서 고음의 노래를 부르게 되면 염증이 심해진다. 성대근 또한 근육이므로 피로한 경우에는 더 쉽게 자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면 일단 목소리가 낮아진다. 프라나이비인후과가 25∼33세까지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알코올을 섭취했을 경우 남자의 목소리는 120Hz에서 117Hz, 여자는 242Hz에서 223Hz로 낮아졌다. 목소리가 낮아진 상태에서 고음의 노래를 부르면 후두부의 부종을 더 발생하며 목소리가 변하는 증상까지 나타난다. 이는 여자가 남자보다 더 크게 반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하면 무호흡증으로 발전

이처럼 역류성 후두염이 발생하면 수면 무호흡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수면 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정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코를 골면서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다면 무호흡증으로 본다. 무호흡증은 저산소혈증을 유발시킴으로써 수면 중 더욱 심한 코골이를 만들고 주간기면, 조간두통, 무호흡, 집중력 저하 등의 수면장애 증상들을 부추긴다.

역류된 위산은 상기도 점막을 자극해 부종을 부르고 분비물이 증가하면서 수면 무호흡으로 발전한다. 또 위산은 여러 가지 신경반사들을 야기해 기관지 경련이나 후두경련 등 기도변화를 일으켜 수면 무호흡에 영향을 준다.

실제 역류성 후두염으로 진단 받은 환자 중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 관련 증상이 동반된 환자 34명을 조사한 결과 역류성후두염 치료가 코골이, 무호흡증의 증상을 개선시켰다. 역류성 후두염을 방치할 경우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으로 발전하고 이는 후두암이나 심각한 심폐혈관계 질환, 돌연사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어떻게 예방하나

일단 과식, 폭식하지 않아야 한다. 음식물을 섭취할 때도 카페인 음료, 유제품, 밀가루 음식, 향료가 들어 있는 것을 가급적 줄인다. 또 잠자기 2시간 전부터는 음식 섭취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음식을 먹고 바로 누워 자면 음식물이 역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잠 잘 때는 상체가 하체보다 높게 하고 가급적 옆으로 누워서 자도록 한다. 평소에는 너무 무거운 것을 들거나 배를 조이는 옷을 입지 않는 것도 좋다.

후두암은 남성이 여성보다 10배 정도,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20배 정도 많다. 40대 이상 흡연자가 2주 이상 쉰 목소리가 계속되면 정밀검사를 받는 게 좋다. 초기에 발견하면 레이저 치료 등으로 80∼90% 정도 완치가 가능하다.

급성 후두염이 발생했을 때는 1∼2주간 소리를 줄이고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셔 목의 점막을 촉촉하게 해주면 상태가 호전된다. 2주가 지났는데도 후두염이 나아지지 않으면 이비인후과를 찾는 게 좋다. 특히 감기나 감기약은 위장관운동을 방해해 역류성후두염을 발생킨다.
이후 성대에 굳은살이 생기는 성대결절 또는 성대 점막 주변 모세혈관이 터져 물혹이 생기는 성대 폴립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심해져 성대결절과 폴립이 발생했다면 정상 성대로 되돌리는 수술을 한 뒤 음성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내시경과 레이저를 이용해 결절이나 폴립을 제거한 후 간혹 보톡스 주사를 쓰기도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