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역우선공급제 재검토를/김관웅기자

“청약통장 아껴두며 지금까지 용인지역 분양만 손꼽아 기다렸는데…”.
서울에 사는 어느 40대 주부의 한숨섞인 말이다. 지역우선배정제도로 인해 경기도 용인지역의 유망분양 물량의 경우 용인1순위자가 대거 몰리면 청약기회 조차 없다는 말에 그는 “서울에 신규분양이 없는데 그럼 서울사람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요”라며 반문했다.
원정 투기세력을 막고 지역 무주택 서민에게 내집마련 기회를 넓혀주자는 취지로 도입한 지역우선공급제가 오히려 서울지역 청약자들을 ‘역차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서울은 택지부족으로 인해 심각한 주택공급 부족 상황에 처해있다. 서울의 청약통장 1순위자는 올 10월말기준으로 159만5278명에 달하지만 지난 2003년부터 올 11월까지 분양된 아파트 물량은 고작 5만9336가구에 그쳤다.
이와같은 엄청난 수급불균형을 해소하려면 서울의 수요를 수도권으로 분산시켜야 하지만 지역우선배정제도가 이를 가로 막고 있어 수년째 집값불안의 단초를 제공해 온 게 사실이다.
최근의 사례로 보면 지난 10월 한화 에코메트로 청약때도 인천시민 뿐만 아니라 서울시민들의 관심도 대단했지만 지역거주자 우선공급으로 인해 2520가구 전량이 인천시민에게 돌아갔다. 서울시민은 청약통장을 내밀 기회조차 없이 모델하우스밖에서 서성댈 수밖에 없었다.
또 이번달과 다음달에 분양할 송도국제도시와 용인 동천동분양때도 마찬가지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20만평이상의 대규모택지개발지구에서의 분양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동탄신도시와 용인 흥덕지구에서도 해당지역에 1년이상 거주한 주민에게 전체물량의 30%가 우선배정되기 때문이다. 김포 검단 파주등 신도시의 아파트 공급계획이 줄줄이 잡혀 있지만 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서울 청약자들이 이들 지역에서 분양받기는 하늘에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건교부는 이달 중 내놓을 주택청약제도 개편 방안 및 주택공급규칙 개정안 마련때 지역우선 공급제도를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자칫 지역간 이권싸움에 휘말릴까 쉬쉬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집값 폭등으로 지쳐있는 무주택 서민들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불합리한 제도를 손질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