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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900원 이하땐 수출포기”

이종택 기자
파이낸셜뉴스

경기도 안산에서 화학업체를 운영하는 A사장은 요즘 일할 맛이 안 난다. 생산물량의 70%를 중국과 동남아 등지로 수출하고 있는데 환율 하락으로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이 회사의 수출 손익분기점 환율은 970원 수준. A사장은 환율 하락에 대비, 올해 초부터 다각적인 비용 절감 노력을 전개한 결과 손익분기점을 950원까지 낮췄지만 지난달부터는 이 선마저 무너졌다.

A사장은 “수출을 안 하자니 공장을 놀려야 하는데 그럴 수는 없고 답답한 노릇”이라며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900원 밑으로 떨어지면 수출을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비단 A사장뿐만 아니다. 최근 원·달러 및 원·엔 환율의 하락으로 수출 채산성이 떨어져 애를 먹는 업체가 크게 늘고 있고 벌써 수출을 포기하는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6일 한국수출보험공사가 221개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손익분기점 원·달러 환율은 948.28원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928.26원, 중소기업은 950.73원으로 잡고 있어 손익분기점은 이미 무너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수출기업들이 수출로 영업이익을 확보할 수 없어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조차 애로를 겪고 있는 셈이다.

이들 기업들은 환율이 894.31원 미만으로 떨어지면 수출 경쟁력 유지가 불가능해 수출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소기업은 환율이 899.40원 미만으로 내려가면 수출을 포기한다고 응답했다.

업종별 수출 포기 환율은 자동차(905.63원), 가전(903.80원), 무선통신(903.75원), 섬유(902.84원) 등으로 다른 업종에 비해 환율 하락에 따른 충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선박(851.97원)은 가장 낮았다.

조사대상 기업의 93.0%가 환율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응답했으며 영업이익 감소 폭은 5∼10%가 38%로 가장 많았고 10∼15%가 19.9%였다. 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익이 감소한 기업도 81.0%에 이르렀으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 폭은 0∼5%와 5∼10%가 각각 33.9%와 31.2%였다.

환율 하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50.2%가 원가 절감을 꼽았고 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물량 확대(23.1%), 환 위험 관리를 통한 환차손 예방(13.1%)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의 비율은 높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수출 경쟁력에 대해서는 가격(49.3%), 품질(36.2%), 기술(11.3%) 등의 순으로 응답했고 가격 경쟁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원자재 구입 비용(64.3%)을 가장 많이 꼽았다.

/[email protected] 윤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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