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해외자본 국내 우량사 투자 러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2.07 17:31

수정 2014.11.04 15:22


세계적인 투자은행과 헤지펀드들이 국내 우량 상장사들에 대해 대규모 투자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 자본은 기술력이나 마케팅 능력, 브랜드 가치가 뛰어난 상장사를 선별, 거액의 자금을 공급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접목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리먼브러더스, 타이거펀드, 이볼루션 마스터 펀드 등은 국내 기업들과 투자유치 계약을 맺고 자기자본투자에 나섰다. 투자행태도 장내 지분매입을 통해 배당이나 자본이득을 노리는 단계에서 한단계 발전해 유상증자나 해외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에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준 투기적 성격의 칼 아이칸이나 소버린과 또 다른 형태의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잇따른 투자

자기자본투자(PI)에 가장 활발한 곳은 골드만삭스다.

골드만삭스 계열 투자법인인 ‘트라이엄프II 인베스트먼츠’는 베이직하우스와 제3자 배정증자에 참여해 350억원을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트라이엄프측은 이를 통해 총 216만6000주가량을 배정받게 되며 해당 신주는 1년간 보호예수 기간을 거칠 예정이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오디코프 자회사 씨에스엠에 250억원을 출자해 최대주주(44.95%)가 됐다. ‘트라이엄프II 인베스트먼트’는 미디어코프 유상증자에 25억원 투자했다.

세계적인 헤지펀드인 타이거펀드도 얼마 전 이상네트웍스 주식 20만주를 51억4000만원에 사들였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관심을 보인 타이거펀드가 일본·중국·동남아 등에 진출한 점을 감안, 투자유치를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리먼브러더스와 이볼루션 마스터펀드도 파이컴이 발행한 해외전환사채에 각각 1000만달러씩 투자했다.

씨오텍 계열회사인 제노프라도 최근 생활과학컨설팅사인 세이지 헬스케어사와 투자유치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세이지측은 향후 5년간 약 300억∼500억원을 외부로부터 연차적으로 분할 유치해 제노프라에 투자하게 된다.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수탁생산) 업체인 윈본드는 반도체설계 전문회사인 EMLSI에 141억원을 투자했다. 이번 투자는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50만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외자유치, 일단 주가에 긍정적

세계적 투자은행이나 헤지펀드가 이처럼 국내 상장사에 대해 PI를 나선 것은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PI의 원조격인 골드만삭스의 경우 총수익에서 차지하는 PI의 비중이 2003년 3.5%, 2004년 6.5%, 2005년 9%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안정적인 자금조달을 원하는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투자 유치를 받은 기업 입장에서는 해외 자금을 유치함으로써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비즈니스에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곱지만은 않다.

이들 지분이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고 경영권 분쟁의 도구로 이용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비스타에 150억원을 투자했던 골드만삭스는 10월 초 온세통신의 경영권을 장악한 알덱스에 292만주를 매각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유치를 받는 것은 주가에 긍정적이지만 외자유치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성공 가능성도 낮아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EBT네트웍스는 지난해 5월 조회공시 답변에서 “외자유치가 무산됐다”고 밝혔는데 앞서 1년7개월 동안 16번에 걸쳐 “협상을 진행중”이라는 공시를 반복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42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600원대로 추락했다.

/kmh@fnnews.com 김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