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경기 이천공장 증설 문제가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 정부가 이천공장 대신 청주공장 증설로 굳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공’은 하이닉스로 넘어온 셈이다.
권오규 부총리는 지난 7일 하이닉스 공장 증설과 관련, “이천공장 증설을 허용하기 위해서는 2개 법안을 개정해야 하는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걱정스럽다”면서 “과거 동부가 무방류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해서 투자를 허용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국회 통과에) 2년 반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이닉스 측은 2008년 말 제품 양산을 위해서는 늦어도 상반기 공장 증설을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부총리는 이어 “청주에서 투자유치안을 제출했는데 하이닉스가 청주를 선택하면 문제는 연내에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해 청주공장 증설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실물경제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의 입장도 부총리의 뜻과 다르지 않아 이천공장 증설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겉으로는 ‘아직 명확하게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산자부는 줄곧 청주공장 증설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청주공장이라는 대안이 없다면 몰라도 하이닉스가 굳이 이천공장 증설을 고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현실적으로 볼 때 이천공장은 힘들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정세균 장관도 지난 국정감사에서 “투자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수도권 규제 정책의 기조를 무너뜨릴 수는 없다”고 이천공장 증설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반면, 하이닉스는 여전히 이천공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청주공장 증설은 물류비 증가와 운송에 따른 불량률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 가격경쟁이 심각한 반도체업계에서 경쟁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구리공정 사용과 이에 따른 인체 유해물질 배출 여부가 핵심인데 정제과정을 거친 물은 마셔도 될 만큼 인체에 무해한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를 실증하는 자료를 보강하고 있고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구체적인 사업계획안도 제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하이닉스가 결국에 가서는 청주공장 증설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지금 이천공장을 고수하는 이유는 청주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 내기 위한 ‘쇼’에 불과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