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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기·가스 시장도 열어라”

홍준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5차 협상이 무역구제·의약품·자동차 분야의 결렬로 이렇다할 성과 없이 막을 내렸다. 이에 따라 양측은 내년 1월15일 한국에서 제6차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올해 말까지 제시될 무역구제 분야에 대한 미국의 양보가 어느 수준이 될 것인가가 협상의 성공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6차 협상 농산물과 섬유 놓고 격돌할 듯

지난 4일부터 닷새간 일정으로 미국 몬태나주 빅스카이에서 진행된 5차 협상의 최대 쟁점은 무역구제와 의약품, 자동차였다. 6차 협상에서 양측은 농산물과 섬유를 놓고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측이 산업판정 피해시 한국산 분리적용 등 반덤핑 절차 개선과 관련된 우리측의 5가지 요구를 어느 정도까지 수용하느냐가 일단 한·미 FTA 전체 협상의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는 결산 기자회견에서 “미 의회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한국측 요구를 면밀하게 검토할 것”이라며 일부 수용의사를 내비쳤다.

무역구제 분야의 진전 수준에 맞춰 6차 협상에서 우리측은 배기량 기준 세제 개선과 다국적 제약사에 대한 보험약가 결정과정 참여 폭 결정 등 자동차와 의약품 분야 양보안을 제시하고 미국측은 자신들의 요구인 배기량 기준 세제 개선의 진전 수준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하 폭을 결정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6차 협상의 최대 격전지는 농산물과 섬유 분야가 꼽힌다. 양측은 농산물의 경우 쇠고기 등 민감 농산물에 대한 입장을 5차 협상에서 충분히 교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만큼 6차 협상에서 우리의 수정 양허안(개방안)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농산물은 우리의 가장 민감한 품목이고 섬유는 미국의 가장 민감한 품목이라는 점에서 농산물과 섬유의 빅딜 가능성은 그동안 꾸준히 거론돼 왔다.

이와 관련, 우리측 협상단 관계자는 “농산물은 마지막까지 간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해 7차 협상에서 해결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미국, 한국의 전기·가스시장 개방압력 시사

이번 5차 협상은 지난 네 차례의 협상보다 가장 험난한 협상이었다. 올해 안에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무역구제 분과 협상이 결렬돼 핵심 쟁점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김종훈 우리측 수석대표는 지난 9일 결산 기자회견에서 “미국측이 우리의 요구를 면밀히 검토해 연말에 의회에 보고할 내용을 결정할 계획인 만큼 설득 작업을 계속하는 동시에 의회 보고 내용을 본 뒤 6차 협상의 대응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해 무역구제와 자동차 분야 등의 연계 처리를 시사했다.

웬디 커틀러 미국측 대표는 자국 쇠고기에 대한 수입재개 요구와 함께 쌀도 협상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 “쌀은 협상하지 않는다”는 김종훈 대표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커틀러 대표는 또 “한국의 통신, 온라인 비디오, 방송과 함께 가스, 전기 등 시장도 더 열도록 계속 압박할 것”이라며 가스·전기 시장에 대한 새로운 개방 압력을 시사했다.

일부 진전된 분야도 있었다. 미국이 물품 취급 수수료를 철폐키로 하고 206개 품목의 공산품에 대해 관세를 즉시 철폐키로 한 것은 나름대로 성과라 할 수 있다. 우리측도 204개의 공산품에 대해 관세를 즉시 철폐키로 했다.

차관보급으로 열린 섬유분과 회담에서 만족할 만한 기본틀을 만든 것도 성과다. 김대표는 “상품과 지적재산권, 서비스 등에서 진전을 봤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문직 자격 상호인정 협의 절차에 합의한 것과 저작물 병행 수입을 금지하자는 미국의 주장을 철회시킨 것 등을 성과로 꼽았다.

따라서 비록 난관에 봉착했지만 협상 자체가 무산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에서 의회 관계자들을 만나 설득 작업을 벌였고 카를로스 구티에레즈 미 상무부장관도 이번주 방한, 고위급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커틀러 대표는 “앞으로 고위급 관료들의 접촉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임대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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