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삼성그룹을 겨냥한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삼성의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삼성 때리기가 유행처럼 번질 때 본격 논의를 시작한 개정안이 결국 위헌 소지를 안은 채 국회에서 처리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한국 기업 가운데 가장 경쟁력이 뛰어난 삼성의 지배구조를 우리 스스로 비트는 것은 외국 투기자본에 의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이 횡행하는 현실에 비춰볼 때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개정안은 금융 계열사가 다른 비금융 계열사의 지분 5%를 초과해 소유하지 못하도록 벽을 쌓았다. 구체적으로 금산법 제정(97년 3월) 이전 삼성생명이 취득한 삼성전자 지분 7.2% 중 5% 초과분(2.2%)은 2년 유예 후 의결권이 제한된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법 제정 이전 삼성생명이 취득한 전자 지분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한 조치다. 이는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침해로 명백히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게 재계의 주장이다. 순환출자로 얽힌 복잡한 지배구조를 바로잡는다는 명분을 앞세워 뒤늦게 과거를 들춰내 바로잡으라고 으름장을 놓는 건 도가 지나치다는 것이다.
개정안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국제 투기자본의 M&A 가능성을 제대로 염두에 두었는지도 의문이다. 그러잖아도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50%를 넘나든다. 이런 마당에 삼성생명이 가진 전자 지분 가운데 5% 초과분 2.2%는 앞으로 2년 뒤 의결권에 제한을 받는다. 투기자본과 주총 대결을 벌일 때 있으나마나한 주식이란 뜻이다.
원론적으로 기업의 지배구조는 시장 규율을 통해 자발적으로 시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장하성 펀드’의 예에서 보듯 시장의 힘은 매우 강하다. 법을 바꿔 지배구조를 억지로 바꾸려는 시도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뿐이다. 무엇보다 특정 그룹을 겨냥한 법 개정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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