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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건강하게 마신다] 과음,피부·치아 건강도 탈나요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2.26 17:04

수정 2014.11.04 14:48


연말 잦은 음주는 피부와 치아를 상하게 만든다. 술을 마신 다음 날 피부는 푸석푸석거리고 까칠해진다. 게다가 여드름이나 뾰루지 같은 피부 트러블도 생긴다. 특히 과음한 사실이 부은 얼굴로 드러나기 때문에 직장동료들 보기에도 민망하다.

또 과음은 치아건강에도 독이다. 술을 마시고 집에 돌아와서 치아를 닦지 않고 잔다거나 전날 마신 술로 잇몸이 부어있는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술을 마시거나 술자리에 나오는 딱딱하고 질긴 안주 등은 모두 치아건강을 위협한다.
하지만 술을 마실 때 물을 자주 마시면 술도 덜 취할 뿐 아니라 피부와 치아 건강을 지키는 데도 큰 효과가 있다.

■까칠한 피부 뽀얗게 만들자

과음한 다음날 얼굴이 푸석하고 각질이 일어나는 이유는 알코올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면서 체내 수분도 함께 배출시키기 때문이다. 또 체내의 비타민군과 미네랄을 파괴시켜 피부 노화를 가속화시키며 혈액 순환을 방해하여 눈이나 얼굴을 붓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알코올은 피지 분비량을 늘리고, 체내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숙면을 취하기가 어렵게 만들어 부신피질 호르몬이 과다 분비된다. 이는 여드름이나 뾰루지 등의 피부트러블이 발생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여드름이나 뾰루지가 생기면 하루 2∼3회 세안으로 피부를 깨끗이 하고 피지가 모공에 쌓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피부가 건조한 겨울철에 잦은 세안은 오히려 피부를 더욱 건조하게 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간혹 트러블이 생기면 더러운 손으로 만지거나 함부로 짜는 사람들이 있다. 이 경우 여드름이 덧나거나 흉터가 남게 되므로 주의한다.

숙취 예방을 위해 마시는 물은 피부관리의 기본이다. 음주 후에는 물을 평상시의 두배 가량 마시고 얼굴을 깨끗이 씻은 후 수분이 많이 함유된 로션을 발라주면 피부 보습과 트러블 예방에 효과를 볼 수 있다. 보습을 위해서는 얼굴에 우유를 바르는 것도 좋다. 우유는 보습 외에 세정과 진정 작용을 한다. 민감한 피부도 사용할 수 있지만 세안 후에는 반드시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또 술 마신 후에는 얼굴에 냉찜질을 하고 미지근한 물로 닦아내 피부를 안정시켜 주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몸을 많이 움직여 얼굴에 집중된 수분을 아래로 내려줘야 한다. 냉장고에 미리 넣어 둔 수건이나 녹차 티백, 얼음을 감싼 수건 등을 얼굴에 잠시 올려놓으면 붓기를 가라앉힐 수 있다. 냉찜질 후에는 미지근한 물로 닦아내 피부를 안정시켜 주고 눈 전용 에센스와 크림을 발라 피부에 보습막을 형성시켜준다.

이 밖에도 알코올이 온 몸의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홍조증이 유발되거나 심해질 수 있다. 이는 며칠 동안 술자리를 피하고 충분히 쉬면 수일 내로 원상복귀 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는다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서동혜 원장은 “특히 여성들의 경우 늦은 술자리 후 집에 돌아와 그냥 잠에 드는 경우가 많은데 음주 후에는 모공이 열려 메이크업 잔여물이나 피지 노폐물이 깊숙이 침투한다”며 “반드시 세안을 꼼꼼히 하고 취침해야 피부 트러블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음주 후 방치하면 충치발생

술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면 세균, 바이러스 등과 같은 미생물에 대한 저항력이 감소되어 감염성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입 안에는 각종 세균과 박테리아가 번식하고 있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구강질환을 유발하는 미생물이 활발하게 번식한다. 이는 충치와 잇몸질환으로 이어진다.

또 과음은 콧속 점막이 부풀어 올라 입으로 호흡할 때 입안이 건조하게 만든다. 침에는 충치를 유발하는 세균을 억제하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침의 분비가 줄어들면 그만큼 세균의 활동력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임플란티아 치과네트워크 권석민 원장(삼호연세치과)은 “과도한 음주는 인체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뼈의 성장을 막아 구강의 세균 감염을 부추기고 잇몸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또 술은 기본적으로 당분을 함유하고 있다. 당분은 구강 내의 충치균의 일종인 뮤탄스균과 합쳐져 산성 성분을 생산, 치아를 녹여 충치가 생기게 한다. 특히 와인 등 과실주와 막걸리, 맥주 등 곡식을 발효시켜 만든 양조주는 더 주의해야 한다. 과일, 곡류가 주원료라 증류주에 비해 당분이 더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술을 마실 때 주로 찾는 안주인 찌개나 탕에는 염분과 기름기가 많이 포함돼 있다. 염분은 혈압을 올리고 입 속의 산성 성분을 증가시킨다. 뜨거운 국물은 잇몸에 과도한 자극을 주고 기름기는 치아 표면에 달라 붙어 칫솔질에도 잘 제거되지 않는다. 이외에도 맥주 안주로 즐겨 찾는 오징어, 어포, 육포 견과류 등 마른안주 또한 딱딱하고 질기기 때문에 씹는 과정에서 치아 마모가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과음한 후에는 집에 가서 반드시 이를 닦아야 한다. 술 마시고 난 후 양치할 때는 칫솔질을 천천히 부드럽게 해야 한다. 알코올은 혈압을 상승시켜 잇몸을 붓게 만드는데 이 때 강한 자극을 줄 경우에는 잇몸 출혈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음주로 인한 치주질환을 예방하려면 일단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물은 섭취한 알코올을 희석시켜줄 뿐 아니라 치아에 남아있는 알코올 성분을 씻어 준다.
또 과일이나 채소에 포함된 섬유질은 치아 표면을 닦아주는 역할을 한다. 안주로 기름진 음식이나 염분이 많은 국물을 먹을 경우 과일이나 채소를 함께 섭취해 구강 내에 염분을 중화시키도록 한다.
가글액으로 입 안을 헹구는 것도 어느정도 도움이 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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