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3금융권이 정부의 현대판 ‘주홍글씨’ 정책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저축은행업계가 ‘상호’라는 이름을 반드시 달아야 했던 상황에 이어 이번에는 대부업계가 ‘대부업’이라는 족쇄를 짊어지게 된 데 따른 것이다.
한국대부소비자금융협회는 26일 최근 발표된 정부의 서민금융 활성화 방안 내용에 대부업체의 상호에 ‘대부업’이라는 용어를 의무적으로 표기하라는 방안에 대해 수정을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부업이라는 용어 자체가 국내에선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하게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상호 표기로서도 부적합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부협회는 ‘소비자금융’이나 ‘생활금융’ 등의 부드러운 이미지의 대체 표기안을 만들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일부 제2, 3금융권 관계자들은 이같은 정부안을 마이너 금융기관에 대한 길들이기식 정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부실’ 혹은 ‘불신’이란 의미의 주홍글씨를 달게 함으로써 일정기간 제재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억제하는 이같은 방식은 제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상황은 이미 저축은행업계도 경험한 바 있다. 지난 2002년 상호금고들은 현재 상호저축은행으로 변경됐다. 당시 업계 관계자들은 ‘상호’명을 빼줄 것을 적극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리고 최근 저축은행들의 건전성이 대폭 높아지면서 내년부터 ‘상호’자를 빼고 저축은행명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저축은행은 ‘상호’자 삽입에 따른 길어진 상호명 때문에 마케팅활동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아울러 ‘상호’라는 이미지가 과거 부실 금고의 이미지를 담고 있어 영업 활성화에도 걸림돌로 작용해왔다는 설명이다.
모 대부업체 사장은 “대부업체들이 불법 추심을 일삼는 등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지만 협회 등록 대부업체들을 중심으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 부단히 노력중”이라며 “이같은 노력의 결실을 맺기 위해서도 부정적 이미지의 상호를 의무적으로 사용케 하는 것은 제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