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당국과의 조율을 거치지 않은 부동산 담보대출안이 은행권에서 흘러 나오면서 시장이 혼란에 빠지고 있다.
연초 국민은행이 총부채상환비율(DTI) 40% 적용을 전국으로 확대하자 금융감독당국, 금융기관, 소비자들마저 어떤 게 맞느냐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또 풍선 효과를 우려한 제2금융권의 새로운 DTI 기준 적용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번 국민은행의 담보대출 변경안이 지난 2002년 카드대란과 유사한 면이 많다”며 “쏠림 현상으로 인한 주담보발 가계 부실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년 들어 국민은행이 투기지역과 6억원 초과하는 아파트에 대해서만 적용하던 DTI 40% 기준을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함에 따라 시장이 동요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주담보 대출에 대한 기준안이 이달 말 나오는 시점에 국민의 이같은 대책이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당황하면서도 한시적으로 운용하는 안일 것라고 일축했다. 또 금융기관과 실수요자들에게 시장 혼란에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하며 시장 안정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실수요자들은 이달 말에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표준안이 국민은행 안과 동일한 것 아니냐며 이 안이 나오기 전 대출을 받기 위한 문의도 급증하고 있다.
또 우리은행을 비롯한 하나은행 등 여타 은행들은 “이달 말 께 각 금융기관의 실무자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팀에서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 낼 것”이라면서 “그때까지 동일안을 그대로 적용할지, 변경된 안을 적용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지난 2002년 일부 은행이 카드 부실을 우려, 현금 서비스 한도 축소 및 카드 이용 제한을 가해 돌려막기가 차단되면서 카드대란이 발생했다”면서 “지금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전개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담보 만기 대출의 경우 재연장을 위한 돌려막기가 없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지만 쏠림 현상으로 인한 잔금이나 중도금 납입의 대출 실수요자 피해가 발생하면 부실 발생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리인상에다 지준율 상향 조정에도 부동산 담보대출이 좀처럼 줄지 않고 향후 가계발 부실 우려가 크다는 지적에 따라 가계 대출 제도 개선안의 DTI 실무대책반을 운영중이며 이달쯤 최종 표준안을 도입해 운영키로 했다.
현재 논의 중인 안은 자영업자와 일용직 근로자에 대한 기준을 별도 정하는 유예 조치를 둘 계획이다. 다만 전국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안은 향후 상황을 지켜보며 도입할 계획이며 신규 주택담보대출분부터 10일마다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평가자료를 보고토록 했다. 총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400%를 넘거나 DTI가 40%를 넘을 경우 고위험 대출로 간주하고 개별 차주별로 상환재원을 파악해 제출토록 했으며 실수요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시가 3억원 이하의 1가구 1주택이나 대출금액이 1억원 이하일 경우 보고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안은 그대로 존치하기로 했다.
한편 현재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 모범 규준을 만들고 있는 만큼 은행권에 이어 제2금융권에도 적용될 것이며 모범 규준은 최근 고위험 대출로 제시한 부채비율 400%와 DTI 40%에서 출발하게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neths@fnnews.com 현형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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