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씽씽 달린 싱, 개막전 우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1.08 14:34

수정 2014.11.13 18:24


‘흑진주’ 비제이 싱(피지)은 1963년 2월22일 태어났다. 다음 달이면 만 44세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지난해 부진했던 싱이 올해는 더욱 쇠락의 길을 걸을 것으로 내다봤다.

싱은 그러나 전문가들의 예상을 보기 좋게 비웃었다. 8일 하와이 마우이섬 플랜테이션 코스(파73·7411야드)에서 끝난 미국 PGA 투어 시즌 개막전 메르세데스-벤츠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한 것.

싱은 이날 3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4라운드 합계 14언더파 278타로 자신보다 17세나 어린 애덤 스콧(호주)을 2타차로 제쳤다. 통산 30승째다.

그의 목에는 우승 축하 꽃다발이 걸렸고 손에는 벤츠 신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 열쇠가 들려 있었다. 덕분에 아들도 신났다. 차를 아들에게 주겠다고 한 것. 상금으로 110만달러나 챙긴 싱은 통산 상금도 5000만달러로 늘렸다.

싱에게 이번 우승은 여러모로 뜻 깊다. 우선 개막전 징크스를 떨쳐버렸다. 싱은 이 대회가 플랜테이션 코스에서 열린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한번도 톱10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지만 우승컵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첫날 공동 선두로 출발한 싱은 둘째날 단독 선두로 나선 이후 한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고 우승까지 내달렸다.

가장 큰 수확은 ‘노쇠했다’는 평가를 말끔히 떨쳐버린 것이다. 한때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싱은 지난해 단 1승을 거두는 데 그치며 주춤했다. 세계 랭킹은 8위까지 밀렸다.

싱은 지난해 시즌 막판에 스윙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지 않아도 ‘연습벌레’로 소문난 싱은 비시즌 동안 스윙 교정에 매달렸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나흘 내내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했고 비거리도 젊은 선수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았다. 흑인이라 그런지 나이를 무색케할 만큼 몸도 유연했다. 하와이 강풍은 노련함으로 극복했다. 벨리 퍼터로 다시 무장한 그는 꼭 필요한 버디 퍼팅은 반드시 홀에 떨구는 결정력도 선보였다.

1000만달러의 1위 상금이 걸린 ‘페덱스컵’ 포인트 레이스에서도 경쟁자들에 한발 앞서가는 성과를 올렸다. 싱은 이번 우승으로 4500점을 획득했다.

PGA 투어 기록집에도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통산 30승을 거둔 싱은 그중 18승을 40세 이후 거뒀다. 이로써 종전 40대 최다승 기록(샘 스니드·17승)을 갈아치웠다. 이제부터는 우승을 거둘 때마다 신기록이다.

싱은 우승 인터뷰에서 “43세가 늙었다고 하는 사람은 아마 지옥에 떨어질 것”이라고 농담을 했다.

이날 싱은 추격자 스콧이 자멸한 덕에 비교적 편안하게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싱이 1번홀(파4)과 2번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반면 스콧은 4번홀까지 2타를 잃어 순식간에 5타차까지 벌어졌다.


스콧은 이후 6개의 버디를 쓸어담으며 2타차까지 따라잡았지만 17번홀(파4)에서 오히려 1타를 잃어 역전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최경주(37·나이키골프)는 이날 4타를 줄이며 공동 8위(6언더파 286타)에 올라 올 시즌 전망을 밝게 했다.


이 대회 사상 첫 4연패에 도전했던 스튜어트 애플비(호주)는 2타를 줄였지만 공동 13위(4언더파 288타)에 그쳤다.

/freegolf@fnnews.com 김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