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주식시장이 심상치 않다.
수급공백과 정치·경제 불확실성 부각, 펀더멘털(기초체력) 훼손 우려 등이 증시를 억누르는 모습이다. 개헌정국 돌입과 수도권 공장 신·증설 억제, 노조갈등, ‘경제 레임덕’ 현상 등 정치·정책·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것도 부담이다.
10일 증시 전문가들은 1350선에서 1차 지지선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고 장중 한때 이 선이 무너졌지만 다행히 종가기준으로는 지지선을 지켰다. 그러나 추가하락이 나타날 경우 지난해 저점 평균인 1320선까지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증시 펀더멘털 흔들
한국 증시는 올해 들어 78.67포인트(5.48%)나 떨어졌다. 올해 중국(4.93%), 일본(0.07%), 미국 나스닥(1.18%) 등이 오른 것과 대비되고 있다.
최근 증시 하락 주범은 수급이다. 수급에 균열이 생기면서 뚜렷한 매수세가 실종됐다. 이는 최근 2개월새 적립식펀드 환매가 1조2000억원에 달하면서 기관의 매수세가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주식을 살 실탄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적립식펀드 환매는 정부가 부동산 대출을 규제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최근 3년간 적립했던 펀드를 깨서 아파트 중도금 등 부동산 관련 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수급요인보다 일부에서는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를 지수 하락 배경으로 꼽고 있다. 프로그램과 주식형펀드 환매 등 매물 우려 속에 기업실적이나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수급보다는 근본적으로 펀더멘털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다”면서 “실제 경기 호전 증거가 나타나지 않고 있고 일본의 엔화 하락 등이 기업과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등 상품 가격 하락이 수요 둔화와 경기 위축 가능성을 부추기는 것도 조정의 빌미를 주고 있다. 상품 가격 급락이 당장 펀더멘털 훼손으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시장이 기대하는 경기 회복 신호가 부족하다는 것.
이밖에 중국과 인도의 지급준비율 인상과 다음주 열리는 유럽과 일본의 금리인상 가능성도 조정의 이유로 제시되고 있다.
메리츠증권 윤세욱 리서치센터장은 “우리나라는 대출규제로 콜금리가 오르는 상황인 데다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 일본·유럽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기고 있다”며 “당연시 되던 미국의 금리인하도 경제지표 호전으로 추가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350 지지…기간조정 지속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중기 추세선인 120일 이동평균선이 지나는 1350선에서 1차 지지선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오늘이나 내일 중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포스코, 삼성전자 등의 실적 발표가 투자심리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추가하락이 이어질 수 있고 지난해 지수 저점 평균대인 1320까지 하락할 수 있다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1차 지지선을 지키더라도 본격 반등은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수도권 공장 신·증설 억제와 노조갈등, ‘경제 레임덕’ 현상, 개헌논의 등 정치·정책·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것도 부담이다.
한화증권 이 센터장은 “본격 반등은 빨라야 3월로 보고 있다”며 “기간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방어적이고 보수적인 투자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sdpark@fnnews.com 박승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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