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9일 전격 개헌제안에 이어 11일에는 개헌론 대세몰이에 나섰다. 노 대통령은 이날 여야 정당 지도자를 초청해 개헌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준비했던 오찬간담회에 한나라당을 비롯해 야 4당 모두가 불참하면서 맥이 풀렸지만 이어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강력하게 당위론을 설파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야당들이 개헌 전제조건으로 탈당을 요구한다면 수용하겠다며 자신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야 4당의 입장은 확고한 것으로 보여 개헌논의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가늠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진정성을 알아 달라, 개헌 당위성 확산 주력
노 대통령은 “경우에 따라서는 개헌반대 정치세력이 명분을 잃을 수도 있다”면서 “때문에 국민적 지지를 통해서 입장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대국민 설득에 자신감을 보였다.
노 대통령은 또 “(개헌반대 세력이) 개헌을 반대하는 이유가 분명하지 않고 그저 노무현의 정략이라는 얘기뿐이고 무슨 정략이냐는 물음에 내용도 없는 ‘시나리오 없는 정략’일 뿐”이라면서 “그런 방식으로는 오래 반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개헌과 중·대선거구제 개편문제의 차이점을 거론하며 개헌논의가 성사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대선거구제는 일정지역에서 독점권을 가진 한나라당이 결정적 이해관계 때문에 절대 수용할 수 없지만 개헌은 한나라당에 불리할 수 없기 때문에 충분히 설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개헌제안이 정략적 의도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개헌은 국가의 기본제도에 대한 정책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이번 개정이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점은 아무 것도 없으며 다음 정부에서는 개헌이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제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독일이 2차대전 종전 이후 51번 헌법을 개정한 사례를 들며 사회의 변화와 필요에 따라 바꿀 수 있는 것이 규범이라는 점도 설명했다.
■한나라당 집중 공격
노 대통령은 개헌논의에 가장 반발하고 있는 한나라당을 집중 비난했다. 노 대통령은 “대화도 안 하겠다, 토론도 안 하겠다, 이것은 민주주의를 안 하겠다는 것 아니냐”면서 “국민 앞에 던져진 중요한 국가적 의제에 대해 말도 안 하고 깔아뭉개고 넘어가 버리겠다. 이거야말로 여론의 지지를 가지고 국정을 실질적으로 주도한다고 자부하는 공당이 취할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노 대통령은 또 “토론거부 결의안까지 하고 함구령까지 내리는 것은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것”이라면서 “어떤 정당이 이런 정당이 있는가. 민주정당 맞는가”라고 거듭 공격했다.
야권의 대선주자들을 공격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차기 지도자들이 이 같은 중대 국가 과제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면서 “장차 5년간 국정을 맡겠다는 지도자들이 당장 발등의 불을 피한다면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csky@fnnews.com 차상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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