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타임’, ‘에어셀’, ‘츄렛’, ‘드림파이’, ‘드림카카오’….
이 같은 히트제품을 한 사람이 개발했다면 과연 믿을 수 있을까. 지난해 초콜릿 시장에 ‘하이 카카오’ 열풍을 일으킨 롯데제과 김승희 마케팅 신제품 개발 팀장(44세)이 그 주인공이다.
식품공학과 출신인 김 팀장은 직장내에서 히트상품 제조기로 통한다. 지난 88년 롯데제과에 입사한 후 빙과, 껌, 캔디, 초콜릿, 구매담당, 연구소 등 다양한 업무를 두루 거치며 제과 시스템을 모두 체험했다. 다시 신제품 개발 팀장으로 돌아온 그가 히트시킨 제품만 해도 무려 6∼8가지가 넘는다.
여기서 말하는 히트상품은 연 매출이 150억원 이상 되는 제품을 의미한다.
김 팀장은 입사 후 지난 한해를 가장 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를 소재로 지난해 선보인 달콤 쌉싸름한 맛의 초콜릿인 ‘드림 카카오’가 업계 최단기간에 월 매출 80억원이란 고지를 돌파하며 태풍의 핵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드림 카카오는 기존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함량을 50% 이상 높이고 우유와 설탕을 적게 해 만든 제품이다. 이미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하이 카카오(다크 초콜릿) 제품이 보편화 된지 오래다.
김 팀장과 카카오와의 인연은 이미 지난해 초 자신이 기획한 ‘드림파이’가 히트를 치며 하이 카카오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예고했다.
당시 파이시장은 30년 가까이 오리온 초코파이가 시장을 선점하며 파이시장을 주도하고 있었다. 기존 파이 제품(해태제과 오 예스, 롯데제과 몽셀 등)들은 오리온 초코파이의 브랜드 파워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 시기 김 팀장은 카카오의 함량을 높인 ‘드림파이’를 선보이며 오리온 초코파이에 정식으로 도전장을 낸 것.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출시 초기 월 1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카카오 열풍을 예견했다. 이후 지난해 7월 그동안 비만의 주범으로 몰리며 외면당해온 초콜릿시장에 ‘드림 카카오’란 신제품을 선보이며 일대 사건이 벌어졌다.
코리아세븐에 들여 놓은 지 2주 만에 기존 초콜릿 제품을 제치고 판매 1위에 올라선 것. 또 4주 만에 전체 건과 매출 1위 자리도 차지해 버렸다. 의외의 반응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대박이 있기까지 김 팀장의 고충은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이미 7∼8년전 카카오 제품이 나와 실패를 경험해본 터라 상당히 조심스러웠다. 당시 60%로 카카오 함량을 높인 초콜릿을 출시했지만 시장에선 기존 초콜릿에 익숙한 소비자들로부터 맛에서 외면을 당했다.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드림 카카오 출시 초기 함량을 얼마나 할 것인가가 최대 과건이었다. 그리고 제품의 타깃을 과연 누구로 설정할 것인가가 두번째 고민이었다.
결국 가나초코릿에 들어 있는 카카오의 함량을 두배로 늘린 56%(가나초코릿 28%)로 정한 후 일단 출시 이후 시장 상황을 본 후 함량을 차츰 늘리며 타깃을 최종 결정하자는 것으로 정했다.
약 2개월간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 후 최종 타깃을 20대 여성으로 정하고 본격적인 판촉전에 돌입했다. 결과는 초기 우려와 달리 카카오의 열풍은 전국을 강타했다.
출시 초기인 7월 3억원, 9월 25억원, 11월 57억원, 12월 81억원을 돌파하며 올 1월 100억원을 목표로 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김 팀장은 “나도 이렇게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얻을 줄 몰랐다”며 “당시 밀려드는 주문량을 맞추기에도 힘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김 팀장은 지난해 12월에는 카카오 함량을 72%까지 올린 신제품을 선보였다. 물론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올 초에는 카카오 함량을 80%까지 올린 신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제품 디자인도 기획하고 있다.
김 팀장은 최근들어 또 하나의 고민이 생겼다. 드림 카카오의 선풍적인 인기로 동종업체들이 하이 카카오 미투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팀장은 아무리 다양한 하이 카카오 초콜릿이 나와도 드림 카카오의 맛을 따라 올 수 없다고 자신했다.
그 비결은 바로 ‘비터’(bitter)에 있다. 초콜릿을 만드는 기본 원료인 ‘비터’를 롯데는 직접 제조하지만 다른 경쟁업체들은 모두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만의 차별화된 맛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
김 팀장은 자신을 행운아로 강조했다. “나를 믿어주고 도와준 회사와 동료, 후배들이 없었다면 오늘날 이 같은 제품을 개발하기에는 모두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의 히트 제품은 이 밖에도 다양하다.
지난 2004년 개발한 하드 캔디류인 ‘애니타임’도 직접 브랜드명을 지었는가 하며 캐러멜인 ‘츄렛’, 강력한 입냄새 제거 기능으로 인기가 높은 ‘굿매너 껌’도 모두 그의 작품이다.
/shower@fnnews.com 이성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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