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서모씨는 최근 엉덩이 관절 쪽이 둔하게 아프고 특히 의자에 닿는 부분의 통증을 심하게 느꼈다. 특히 술마신 다음 날은 통증이 더 심해졌다. 병원 진단 결과, 엉덩이 밑에 있는 뼈 부위의 물주머니(점액낭)에 염증이 발생한 ‘좌골(좌둔)점액낭염’이었다.
■좌골점액낭염이란
좌골(좌둔)점액낭염은 점액낭에 오랫동안 가해진 압력에 의해 염증이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오랜 시간 앉아 있거나 혹은 운전할 때 악화된다. 특히 앉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 이유는 점액낭 밑으로 신경이 지나가기 때문에 고관절(엉덩이 관절)을 구부릴 때 통증이 심해진다.
또 이 질환은 술을 마신 다음날 더 심해진다. 알코올이 혈액 순환을 증가시켜 혈관을 확장시키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염증 부위가 더 부어오르면서 열이 나고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무조건 다리가 저리다고 해서 좌골점액낭염이라 생각하면 안된다. 허리 통증이 동반되지 않은 ‘디스크’를 좌골점액낭염으로 오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허리 디스크가 있는 경우 좌골 점액낭염이 같이 있는 경우도 많다.
■허리디스크로 오인
좌골점액낭염 환자라도 반복적으로 통증이 생기거나, 양쪽 다리의 길이가 서로 다른 ‘장단족(長短足)’이 발생한다면 단순한 염증 질환이 아닌 척추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의심되는 척추관절질환으로는 수핵이 튀어나와 신경을 누르는 추간판탈출증(디스크)과 뼈마디가 서로 어긋나는 척추전방전위증, 척추 뼈마디가 움직이는 척추불안정증 등이다. 또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척추관협착증이나 척추 뼈 앞부분과 뒷부분이 서로 떨어져 생기는 척추분리증도 있다.
고도일신경외과 고도일 원장은 “척추질환 중 좌골점액낭염과 증상이 비슷한 질환이 많다”며 “앉을 때 다리가 저리다면 좌골점액낭염인지 척추질환인지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리통증이 있지만 앉았다가 일어설 때 허리가 잘 펴지지 않고, 움직일 때는 통증이 있지만 조금만 쉬면 나아지는 증상을 보인다면 척추불안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또 요통이 심하면서 다리가 심하게 저리고 아픈 증상인 척추전방전위증일 수 있다. 특히 척추전방전위증은 간혹 요통보다 엉덩이가 아픈 증상만 나타나는 환자들도 있어 좌골점액낭염과 구별이 어려울 때도 있다. 요통보다 다리의 통증이 더 심한 환자들이 있는데, 이럴 경우 통증이 심해 조금만 걸어도 쉬었다가 다시 걸어야 하는 보행장애를 겪기도 한다.
특별한 이유 없이 다리가 자주 저리고 아프면 좌골신경통일 가능성이 크다. 좌골신경통은 허리, 엉덩이, 다리의 후측면부를 따라 퍼져 내려가거나 올라가는 듯 한 통증을 말한다. 좌골신경통의 가장 큰 원인이 척추 질환이다. 그 중에서도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가 가장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척추뼈 사이에 위치한 물렁뼈(추간판) 조직이 원래의 자리에서 빠져 나와 척추관을 지나는 좌골신경에 압박이 가해지면 심한 통증이 생긴다. 좌골신경통은 먼저 통증의 원인을 알아야 정확한 치료를 할 수 있다.
허리디스크도 마찬가지다. 허리디스크가 오면 허리 아래의 감각이 현저히 떨어지고 근력이 저하되면서 다리가 저리고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처럼 척추관절질환들은 모두 다리가 당기고 엉덩이가 아프며 다리 감각이 둔해진다는 점에서 좌골점액낭염과 연관된다.
■어떻게 치료하나
엉덩이 관절막에 염증이 생긴 좌골점액낭염일 경우에는 안정을 취하면서 소염제 등을 복용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생활 속에서 통증을 줄여주는 자세로 통증을 줄이도록 한다. 우선 엉덩이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이불이나 쿠션을 바닥에 깔아 엉덩이 바닥면에 닿는 자극을 줄인다. 가운데 구멍이 뚫린 통증 완화용 쿠션을 사용하면 더욱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자세도 바로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통증이 있다고 하여 다리를 꼬고 앉거나 한쪽에 비스듬히 앉게 되면 허리 통증까지 불러 올 수 있다. 때문에 통증이 올수록 허리를 곧게 펴고 엉덩이는 깊게 들이밀어 등받이에 대도록 한다.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앉아있는 것은 좋지 않다. 매 시간마다 10분씩 간단한 스트레칭을 해준다. 스트레칭 방법으로는 서서 다리를 꼬아 앞으로 숙이기가 좋다. 다리를 꼬고 선 자세에서 상체를 앞으로 숙이며 양 손을 지면에 닿는 방법. 다리를 넓게 벌린 자세로 앉았다 일어서기 등도 통증완화에 효과적이다. 15∼20회 3번 반복하는 것이 적당하다.
하지만 엉덩이 통증 뿐 아니라 다리저림, 요통까지 수반되는 척추질환일 경우에는 전문 시술을 받는 것이 좋다. 통증은 근육내자극치료(FIMS)치료법으로 다스릴 수 있다. 척추 근육의 심부를 바늘로 자극, 좁아진 디스크 사이에 간격을 넓혀주고 신경반사를 일으켜 잘못된 신경의 정보 전달 시스템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치료와 동시에 통증이 가라앉는다. 운동능력도 같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FIMS요법으로도 통증이 가시지 않는다면 수술해야 한다.
/pompom@fnnews.com? 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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