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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상승률 19.7% ? 체감상승률과 동떨어져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연설에서 전임 김대중 정부 때 집값 상승률을 두 배 가까이 부풀려 발표한 것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참여정부 집값 상승률이 낮은 것처럼 과장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노 대통령은 23일 오후 “유동성이 늘어나 노태우 정부에서는 주택가격이 43% 올랐고 국민의정부(김대중 정부)에서는 33%, 참여정부에서는 19% 올랐다”면서 “실감이 안나죠, 그런데 통계는 19%가 맞다”고 강조했다. 참여정부의 집값 상승률이 전임 대통령 재임 때보다는 낮다고 강조한 것이다.

청와대와 건교부에 확인한 결과 노 대통령은 건교부에서 제출한 ‘국민은행 부동산 통계’ 자료를 활용했다. 이 자료에 의하면 참여정부 시기인 2003년 3월부터 2006년12월까지 전국 매매가 상승률은 노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19.7%가 맞다. 하지만 김대중 정부 때인 1998년3월부터 2003년1월까지는 상승률이 33%가 아니라 18.7%다.

■‘이전 정부 주택가격 상승률 과장’ 의혹

통계 오류가 어디서 시작됐는지 확인한 결과 청와대에서 ‘통계 마사지’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관계자는 “통계작성에 외환위기 당시 1년 정도를 비정상적인 가격 하락기라고 보고 통계에서 뺏다”면서 “연설문 원안을 살펴보면 내용이 다 들어있다”고 해명했다.

연설문 원안엔 실제로 김대중 정부 때 상승률을 언급하면서 ‘98년도 외환위기로 인한 일시적 주택가격 하락요인을 제외하면’이라는 단서조항이 붙어 있다. 하지만 노대통령은 연설에서 이 말을 하지 않고 33%라는 숫자만 강조했다. 실제로 연설을 들은 국민도 33%란 숫자에 조정요인이 들어 있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같은 통계 비교가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특정 시기를 입맛에 맞게 빼거나 집어 넣는 것은 소위 ‘통계 마사지’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경북대 통계학과 손중권 교수는 “어떤 정부나 그때마다 나름대로 사정과 사건들이 있었다”면서 “‘정권 시작부터 끝까지’ 등으로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하는 데도 임의로 특정 연도를 빼서 유리하게 통계로 활용하는 것은 객관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체감 상승률 반영 못한 통계도 문제

한편, 참여정부 시기 집값 상승률이라고 밝힌 19.7%도 체감 상승률과 크게 동떨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은행 통계에서 서민들이 가장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아파트의 경우 상승률이 전국 30.4%, 수도권 44.3%이고 서울은 49.7%나 된다. 시세 정보업체들이 내놓는 아파트 값 변동률은 상승 폭이 더 크다. 부동산114의 경우 2003년1월부터 지난 19일까지 아파트 값이 전국 59.5%, 수도권 77.3%, 서울은 75.36% 올랐다. 부동산뱅크 통계에서도 참여정부 집권 때부터 현재까지 전국 52.4%, 수도권 57%, 서울 70.5%나 상승했다.

국민은행 박현주 연구원은 “국민은행 통계는 담합이나 매도 및 매수우위 시장 분위기 등에 편승하지 않도록 대표적인 표본 집단을 정해서 실제 거래된 것만 가지고 작성하므로 호가 중심으로 작성하는 다른 정보업체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길진홍 부동산뱅크 팀장은 “정보업체도 호가만이 아니라 실거래 여부 등 나름대로 기준을 가지고 통계를 작성한다”면서 “국민은행 자료가 더 정확한 흐름을 반영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말한 집값 상승률과 실제 체감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면서 “상승률이 20%도 안 된다는 통계 수치에 연연할 게 아니라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주거형태인 아파트, 관심이 몰리는 수도권 등의 집값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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