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바로크 오페라’ 그 느낌 그대로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올해 국내 음악 팬들에게 선보이는 첫 오페라 메뉴는 바로크다. 오는 2월8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르는 ‘악테옹 & 디도와 에네아스’다. ‘악테옹 & 디도와 에네아스’는 국내 뿐 아니라 오페라의 본고장이라고 하는 유럽에서도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17세기 바로크 오페라로 두 작품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동시에 공연한다.

이번 무대를 꾸미는 단체는 캐나다 토론토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바로크 전문 오페라단 ‘오페라 아틀리에’. 지난 2003년 11월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 내한공연 당시 옛 방식 그대로 촛불을 켜놓은 채 공연을 펼쳐 화제를 모았던 오페라 아틀리에는 이번에도 바로크 시대의 언어와 음악, 춤, 의상, 무대를 그대로 복원해낸다. 몇 해 전부터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이른바 ‘원전(原典) 공연’의 오페라 버전이다.

이번 공연은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두 개의 작품을 한 무대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채롭다. 이번 무대를 준비한 예술의전당은 “서로 다른 작곡가에 의해 만들어진 두 편의 오페라를 한 무대에 올리는 이유는 이들 작품이 많은 연관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나라에서 거의 공연되지 않았던 바로크 오페라 두 편을 한 자리에서 비교·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로 다른 언어로 씌어졌지만 두 작품 모두 그리스·로마 신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프랑스 작곡가 샤르팡티에(1643∼1704)가 작곡한 ‘악테옹’은 여신의 몸을 훔쳐봤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사냥꾼 악테옹(악타이온)의 이야기로 프랑스 특유의 춤과 불어의 아름다운 운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영국의 모차르트’로 불리는 퍼셀(1659∼1695)의 ‘디도와 에네아스’ 역시 신화 속 주인공인 카르타고의 여왕 디도와 트로이의 후예 에네아스(아이네이아스)가 주인공. 두 사람의 비극적인 사랑에 극적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 등장시킨 마녀들을 제외하면 신화 속 이야기를 충실히 따랐다.

두 작품 모두 대형 오페라 극장에서 공연되는 호사를 누리지 못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샤르팡티에가 활동했던 1600년대 후반은 궁정음악가 륄리가 프랑스 전역의 공연권을 장악하고 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악테옹’은 단 한 차례도 극장 무대에 올려지지 못하는 불운을 겪어야만 했다. 또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음악이 매력적인 ‘디도와 에네아스’는 퍼셀이 친구의 딸이 다니는 여학교 학예회 무대에 올리기 위해 작곡한 작품으로 애초부터 극장용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게 학계의 정설이다. 3만∼11만원. (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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