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 사설] 민주노총 신임 집행부 기대 크다

김형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민주노총 제5기 위원장에 온건파로 분류되는 이석행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당선됐다. 최근 잇따른 총파업 등 여론에 배치되는 강성 투쟁 노선으로 노동운동의 위기까지 초래했다는 평가를 받아온 민주노총이 새 사령탑에 사회적 교섭을 중시하는 ‘국민파’의 전통을 계승하는 인물을 선택함으로써 운동노선 변화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이 신임위원장이 유세 과정에서 ‘파업은 마지막 수단이고 교섭도 투쟁’이라고 밝힌 대목에 특히 주목한다. 신임위원장의 발언은 ‘대화’가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노사관계 로드맵 반대를 이유로 중단된 노·사·정 대화의 재개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변수는 있다. 여전히 투쟁 노선을 고집하는 세력이 적지 않아 민주노총 내부의 의견 수렴부터 어려운 과제이기 때문이다.

제4기 위원장 선거에서 당선된 이수호 후보의 경우를 보면 온건파가 주도권을 잡아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이 후보의 경우 사회적 교섭 재개를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지만 협상 과정에서 강경파에 밀려 중도 사퇴했다. 신임위원장이 교섭도 투쟁이라고는 했지만 사회적 교섭 재개를 명확하게 선거공약으로 내세우지 않아 섣부른 기대감을 갖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비록 상황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지만 온건파로 분류되는 후보들이 연이어 위원장에 당선된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최근 강성노동 운동에 대한 일반 노동자들의 호응도가 떨어지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모두 12차례의 총파업을 단행했지만 조합원 참가율은 4∼5%에 불과했고 지난해 12월4일의 파업에는 조합원의 0.1%에 불과한 755명만 참가했을 정도다.

앞으로 3년간 민주노총을 이끌어갈 신임집행부는 변화된 일반노동자들의 정서를 잘 읽어야 한다. 파업보다는 대화를 우선하는 사회적 교섭을 재개함으로써 노조와 사용자 그리고 정부가 함께 공생하는 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고 국가 경제도 든든한 반석 위에 설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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