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그린 ‘중남미風’
29일(한국시간) 끝난 미국 PGA 네이션와이드 투어(2부 투어) 시즌 개막전인 파나마무비스타챔피언십. 우승컵은 아르헨티나의 미구엘 카르발로에게 돌아갔다. 그는 패트릭 시한 등 3명의 미국 선수를 2타 차로 따돌렸다.
1년 전 미국 PGA 투어 FBR오픈에서는 이상한 포즈를 취하며 퍼팅 라인을 유심히 살피는 한 선수에게 갤러리의 시선이 쏠렸다. 양팔을 땅에 대고 잔뜩 엎드린 자세는 도마뱀이나 카멜레온을 연상시켰다. 콜롬비아 출신의 카밀로 비예가스였다. 그는 포즈뿐만 아니라 공동 2위에 오른 실력으로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 달 후 포드챔피언십에서도 공동 2위에 입상한 그는 얼마 후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를 차지하면서 일약 히스패닉계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패션감각도 뛰어나 남성전문잡지 GQ는 그의 화보를 촬영하기도 했다.
최근 1∼2년 사이 미국 골프계에도 서서히 중남미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계에서는 그동안 중남미 선수들이 진출해 ‘아메리칸 드림’을 일구는 경우가 많았지만 골프계에서 이들의 활약은 상대적으로 미약했다. 하지만 최근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카르발로가 이날 우승으로 ‘제2의 비예가스’ 탄생을 예고한 가운데 골프계의 중남미 바람은 여자 쪽에서 더욱 거세다.
바람몰이의 중심에는 멕시코의 로레나 오초아가 있다. 지난해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철옹성을 무너뜨리며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을 휩쓴 오초아는 올해도 미국 LPGA 투어계를 주름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국에서 영웅 대접을 받는 오초아가 경기에 나서면 때로는 축구나 야구 경기 방송 때보다 시청률이 높다고 한다. 그의 영향으로 많은 어린이들이 골프채를 잡기 시작했다.
지난 23일에는 여자월드컵골프 대회에서 훌리에타 그라나다를 앞세운 파라과이가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앞서 그라나다는 지난해 시즌 최종전이었던 ADT챔피언십에서 ‘100만달러’ 잭팟을 떠뜨리며 주목을 끌었다.
비록 미국 PGA 2부 투어지만 네이션와이드 투어의 개막전이 3년 전부터 파나마에서 열리고 있고 미국 LPGA 투어 코로나모렐리아챔피언십도 멕시코에서 개최된다.
중남미에서 형성된 새로운 골프 바람이 서서히 미국 그린으로 북상하고 있다. 지금은 미풍이지만 언젠가는 거대한 허리케인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email protected] 김세영기자




